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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증난다


BY 섭섭이 2001-08-20

별일도 아닌걸 가지고 넘 속좁게 그런게 아닌가 쉽기도 하지만
하기 싫은걸 어쩌나 쉽습니다.
몇일전 시댁을 갔는데 시어머니 하는 말씀이
"내가 너무 바빠서 선후조리를 못할것 같으니까 네가 내려와서
일주일만 해 주고 가" 라고 하셨다.
다음달이면 시누이(남편누나)가 애를 낳는데 산후조리 해 줄사람이
없다며 하는 말씀이시다.
친정에서 할 수 없으면 시댁으로 가서 할 수도 있는 일인데,
시누이는 시댁으로는 가기 싫다고 했다고 한다.
결국 할 사람이 나밖에 없다며........
하지만 솔직히 난 싫다.
속 시원이 말 하자면 우리 아이가 지금 21개월인데
이 아이를 임심중일때 섭섭한게 많았다.
시어머니 하는 말씀인즉 애 아빠가 나를 좀 생각해서 말하면
옛날에는 그보다 더 한것도 했다느니, 옛날에는 어쩠다느니,
난 너무 듣기 싫었다. 시댁에 내려갈땐 버스를 4시간 정도를
타고 가는데 배가 자주 아파 가자마자 누워있는 경우가 있곤
했었다. 시어머니는 집안일을 딸들에게는 잘 시키지 않는다.
특히 큰딸에게는. 시켜도 하지도 않지만 말이다.
직장에 다니다 쉬는 날엔 집에와서 먹고 자고 하는일 외엔 손 하나
까닥을 안 하는 것이다. 설겆이 같은것도 사소한 일이지만 좀 쉬라고 하면서 해 주면 얼마나 고맙게 생각들겠는가.
한번은 어쩔라고 한번 시누이가 설겆이를 하고 난 뒤에 서 있는데
어머니 쳐다보는 모습이 꼭 '왜 쟤가 안하고 딸이 설겆이를 하냐'는
그런 얼굴이셨다. 그 모습에 마음 상해 돌아오면서 신랑에게
화풀이를 해 댔다. 저희 친정에선 새언니들이 임신을 해서 배가
무거워지면 엄마는 언니들 힘드니까 너희들이 하고 쉬라고만 하셨는데
시댁에선 쉬라는 소리한번 들어본적이 없는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힘든 집안살림을 한건 아니지만 임신을 하게 되면
사소한 일,말이라도 신경쓰여지잖아요.
애를 낳을때도 어렵게 하다 결국 제왕절개를 해서 낳는데
그 이튿날 오셔서 몸조리 잘 하라며 20만원을 주시고 한시간도 안되서
가셨다. 시누이 동생은 오지도 않고 전화 한통 안 한게 내 상식으론
이해도 안되고 서운할 뿐. 저희 친정엄마는 애 낳을때 시댁쪽(남편포함)에서 한명도 없었다는게 너무 속이 상하셨는지 나를 나무라셨다. 더군다나 반대한 결혼을 했으니 그럴만도 했지만 그땐 엄마도 너무 미웠다. 애 낳고 울기도 몇번 뭐가 그리 서러웠는지.
이렇게 맘에 맺힌게 많은데 나보고 산후조리를 해 달라고 하면
흥쾌히 "예 할께요" 라고 하겠어요. 더군다나 지금 둘째를 가질려고 하는데 임신을 하게 된다면 입덧때문에 못 할수도 있다고 하니까 시어머니 말씀이 둘째는 입덧 별로 안한다며 꼭 하라는식으로 말씀을 하시더군요. 첫째때 입덧이 너무심해 죽을뻔 했는데 말입니다. '
시누이는 입덧을 안했으니 알리가 없죠.
딸만 중요하고 며느리는 어떻게 되던 말던 상관이 없으시나 봅니다.
시어머니는 애를 낳아보셨으면서도 모르는게 너무 많은것 같아요.
오직하면 애 낳은지 한달도 안된 저보고 제왕절개로 거동도 잘 안되고
뭐가 잘못된는지 엉덩이가 아파 잘 걷지도 못한 상황인데 결혼식 날짜
잡았다고 식장까지 잡아서 연락을 했더군요.
그것??문에 얼마나 말이 많았는지 죽을 맛이었어요.
식을 늦게 올렸거든요.
이렇게 서운함을 가득찬 저에게 산후조리를 하라니 어이가 없읍니다.
이런 맘을 가진 제가 나쁜가요? 그렇다고 해서 안한다고 하면
미움 살건 뻔한 일이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