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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고 온 딸은 매정하고, 남편은 헤어지자고 하고.


BY 하루미 2001-08-20

어제 이혼후 7년만에 딸아이와 연락이 취해졌습니다.
그동안 전남편이 딸아이와 연락하는 기미만 보이면 찾아와서 행패를 부리는 통에 몇번 연락하다가 끊었거든요.
그러기를 7년. 어제서야 딸아이와 연락을 해도 좋다는 통지를 받고 전화를 했는데..........
딸아이는 아주 매정하게 말합니다.
'서로 연락하지 말자고. 지금 이대로 사는 것이 낫다고. 엄마를 영원히 볼 일이 없다고'
전남편과 살때 전남편이 돈을 벌어오지 않는다고 폭행을 워낙 많이 해서 딸아이를 두돌때부터 놀이방에 떼놓고 직장을 다닌 결과가 이렇게 나타납니다.
그렇게 번 돈을 모두 딸아이의 장래를 위해 전남편에게 맡겨놓고 맨몸으로 이혼을 했는데 이렇게 되고 보니 한숨만 나옵니다.
전남편은 재혼한 지금의 아내와도 사이가 좋지 않습니다.
지금의 아내도 직장을 다니고 있고, 남편이라는 작자는 날마다 술만 마시면서 헤롱거리니 이제는 딸아이를 데려오고 싶어 전화를 했건만 그 말을 듣는 순간에 7년간의 인내가 모조리 사라지고 그만 한 마디를 하고 말았습니다.
'너 때문에 너의 아빠한테 그렇게 맞으면서도 살았고, 지금도 너 때문에 너의 아빠가 행패를 부려도 고소하지 않고 사는데 어떻게 그렇니?'
저의 이 말에 딸아이는 아무런 대답도 없이 전화를 끊고 연락이 없습니다.
전남편은 더 이상 딸 아이와의 통화를 막아버려 전화도 할 수도 없구요.
그 일로 어제 저녁 내내 우울해 있었더니 재혼한 남편이 그럽니다.
'그렇게 딸이 좋으면 이혼하고 그 집에 가서 다시 두들겨맞으며 살아보라'구요.
지금 남편, 좋은 사람입니다.
미혼인 상태에서 건실한 직장을 가지고 인물 좋고 사람좋다는 평가를 듣는 사람이 아픈 이혼녀와 결혼까지 해주었으니 고마운 사람이죠.
그리고 술,담배도 않고 시댁에서 저더러 뭐라고 하면 방패막이도 확실하게 해줍니다.
상소리 한 번 안하고, 제가 아프다고 하면 병원부터 태워가는 사람.
그동안 정말 고맙다 싶어서 열심히 살았는데 어제 그 말을 듣고 나니 서운합니다.
물론 남편도 서운할 것입니다.
이혼한 지 10년이 넘었는데도 딸아이 생각을 하는 제가 얼마나 답답하겠습니까?
이제 딸아이는 더 이상 나와 통화를 안할 것 같습니다.
남편에게는 미안하면서도 서운하고, 딸아이는 많이 보고 싶고.
정말 속상합니다.
이혼한 것이 처음으로 후회되는 오늘, 해답이 없는 인생 같아 한숨만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