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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받고 싶다...


BY 지지 2001-08-28

늦은 나이에 제가 임신을 했어요.
근데도 서글프고 서운해서 어젯밤에 울었어요.
애기한테 안좋겠죠..
원래 딸이 임신했다고 엄마한테 전화하면 엄마들은 막 기뻐하는거 아닌가요?
울 엄마..애기 가졌다고 전화하니
"그래..나이가 많으니 얼른 나서 얼른 길러야지..니 새언니는.."
제가 임신했다는 소식에 애기 없는 새언니얘기를 바로 꺼내면서 한숨을 쉬시는거예요.

울 오빠는 저보다 나이도 많고 병원다니면서 시험관 아기를 시도해서 실패했어요.
엄마는 제 임신 소식에 오빠 생각이 더 나셨겠죠.
저는 시어머니도 돌아가셨고 엄마가 아파서 산후조리를 어떻게 할까 의논도 하고 싶었는데..
그 말에 어찌나 서운하던지 눈물이 핑돌아서 전화를 대충 끊었어요.
전 마마보이.마마걸들이 참 부러워요.
옆집 아줌마는 부부싸움하면 친정으로 가버리는데 그것조차 얼마나 부럽던지요.
제 친정은 부부싸움하고 가면 엄마가 더 걱정을 늘어지게 해서 오히려 근심만 쌓여서 와요.
절대 가지 말자라는 생각과..
그래서 너무 힘들땐 혼자 정처없이 떠돌아 다녀요.
부모님 사랑 받는 분들이 너무 부러워요.
그사람들은 무슨복으로 저렇게 부모사랑을 받을까..
부모님의 사랑은 제가 노력해서 되는것도 아니고 그런 부모밑에서 타고 나는 거잖아요.
능력있거나 건강한 부모님을 원하는게 아니라 따뜻한 말한마디 해주는 부모님..큰 욕심일까요..
지금 사는거야 내가 할 탓이고 내가 노력하면 조금이라도 나아지겠지만 걱정만 많고 사랑은 줄줄 모르는 친정부모님은 제 팔자려니 해야하나요..
그저 살아계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하자 하면서도..너무 서글퍼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