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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땜에..


BY 기분꿀꿀 2001-08-30

동갑내기로 결혼한지 10개월됐다.

어제 퇴근하고 기분좋게 둘이서 술마시면서 얘기하다 일이 벌어졌다.
다음달에 시부 백두산관광가시는데 얼마나 보태드려야하나에서부터..
돈얘기가 나오다보니 시가얘기가 빠질수 없다.

지금 살고계신집이 아파트재개발로 나가야하는 상태. 돈이없어 입주
할수도 없는데 집을 팔지도 않고 그냥 있다. 집들을 철거하고 있어
나가야해서 전세를 계약했다. 6천5백짜리 신축다세대..
재개발로 인해 나온 이주비에서 세빼주고나면 남는돈 4천..
지금 모자라는돈 2천5백구하느라고 정신없으시다.
울친정에까지 천만원 빌려달라고 하셨다.
돈에 맞춰 얻자니 집이 너무 오래됐고, 좁고, 동쪽은 안되고..
이유도 많다. 언제부터 그리 큰집에 사셨다고..

신랑이랑 초등동창이고 친정이 시가 앞집이라 어렸을때부터 그집
사정 잘안다. 옛날 우리집 연탄아궁이쓸때 그집은 불때고 가마솥썼다.
집전체도 20평도 안돼는데 93년인가 온동네가 집을 신축하면서
옥상까지 쓰다보니 공간이 늘어난건데..
아파트 분양가가 2억인데 수중에 있는 4천 전세얻고 한푼없이 어떻게
중도금을 넣으시려는지 모르겠다.
시모생각은(형님들한테 들은소리) 중도금을 대출받아 넣고 이자는
아들셋이서 나눠내면 된다고 하셨단다.

작년에 나 결혼할때 전세 2천5백전액 신랑이랑 같이 대출받았다.
나 받은거 예단 3백드리니까 1백돌려주시고 나머지 2백나한테 주면서
패물이랑 예복이랑 살거 다사라고 주신것밖에 없다.
서로 간단하기 하기로 했었고 결혼하는것 자체가 좋아서 이해하고
넘어갔다. 결혼하고 한달되니까 신랑이 어머님이 주셨다고 1백만원을
내놓길래 뭐냐했더니 결혼전에 시이모님 계를 든게 있었는데(5백짜리
로 한달에 20만원씩 25개월-알고있었음) 그걸 타고 결혼식 비용으로
쓰시고 남은돈을 주신거였다. 내년 4월까지 다달이 25만원씩 들어간다.
그것도 신랑한테 싫은소리 않했는데 얼마전 큰형님과 무슨 말하다가
큰형님이 시이모님이랑 통화했는데 요즘 계를 다들 안타고 나중에
탈려고 한다면서 이번에 네가 타는지, 네시모가 타는지 하라고 했다고
하셨단다. 순간 멍해지는 기분.. 자기 계도 있으면서 아들거를 타서
나한테 -그것도 전세도 모두 대출이라 이자가 얼만데 - 부담하라고
했다니.. 너무 서운했다.

어제 맘속에 있던 말을 신랑한테 했다. 이건 서운하다. 나한테 너무
많은 짐을 주는게 아니냐. 지부모형제 끔찍히 아는 신랑 발끈하더니
자기는 자신은 굶어도 부모형제 굶는건 못본다나..
그리고 너같은 사고방식을 갖은 사람이랑은 살수 없다면서 집을
나가려하길래 그말 진심이냐 몇번을 물었지만 그렇다면서 옷을 입길래
내가 나가주마고 친정에 전화했다.
친정부모님이 당장 둘다 오라고 하셔서 둘다 혼나고 결혼한지 얼마
됐다고 사네안사네하냐시며 끝낼거면 지금 당장 끝내라고 하셨다.
울아빠 앞에선 잘못했다 빌더니 친정나서면서부터 입다물고 오늘까지
서로 말안한다.

도대체 자식들 다 분가해서 사는데 노인네 둘이서 33평아파트에
살려는 이유를 모르겠다.
출퇴근 3시간걸려가며 직장다니는것도 힘들어죽겠는데 이렇게 힘들게
벌어 시가 아파트 대출이자까지 내줘야한다니... 답답해 죽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