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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생신날


BY 씁슬 2001-09-03

토요일이 어머니생신이라서 촌이거든요. 1시간거리
남편은 회식이 있다해서 결혼한 아가씨랑 같이 금요일저녁에 시댁에 넘어갔어요. 결혼하고 두번째인데 처음엔 그냥 외식만 했거든요.
이번엔 미역국 끓여들일려구 미역챙겨서 갔지요.
전 쇠고기를 살까하다가 1시간 거리니까 시댁가서 근처에서 사고 들어갈려구 했더니 아가씨도 미역이랑 조개살을 챙겨왔더군요.
쇠고기미역국 안끓여요 했더니 조개미역국하겠다더군요.
우리아가씨는 어머니닮아서 넘 부지런하구 전 너무 게을러 생긴문제죠
어머니가 밤에 호텔청소를 다니셔서 새벽에 들어오신답니다.
전 울아기가 새벽 늦게 자고 자꾸 깨나 솔직히 아이 낳고 늘상 잠에 설치는 편이죠. 아기가 좀 편히 자질 못해서요.
그렇게 늘 선잠을 자다 저도 지쳐 결국 아침이 되면 곯아떨어져 버립니다. 어머니생신날 아침도 마찬가지였어요.
아가씨가 어머니들어오시자 미역국끓여 둘이 아침을 먹어더라구요.
제가 일어나니 미역국에 밥먹으라 하더군요.
전요 그래도 생일인데 저도 미역국끓여 대접하고 싶었는데..
깨워주지 혼자 미역국끓여 둘만 아침먹은게 넘 섭하더라구요.
같이 먹었으면 좀 좋았겠어요.
미역국같이 못끓인 저도 죄송하고 창피하지만
생신날 아침 아가씨는 자기가 미역국끓여 어머니 들였다구 생각했을테구 어머니도 제가 얼마나 한심했겠어요. 더구나 멀리 떨어져 사는 두형님에게도 분명 난 자구 아가씨가 미역국끓여 어머니 들였다구 다 말할텐데 ... 그럼 형님들이 절 얼마나 한심하게 생각하실까요. 버릇없다구 화도 나겠죠.
전요 정말 속상해요. 설마 아가씨가 절 안깨우고 혼자 그럴줄은 몰랐거든요. 고맙다구 해야할텐데 그냥 섭한 맘이 먼저 드네요.
우리시어머니 넘 좋으신 분이시구 아가씨 역시 넘 좋으신 분이라 저에게 뭐라 말은 안하셨지만 일요일 저녁 집에 돌아오기까지 혼자 얼마나 눈치가 보였던지..
아침잠 많은 제가 넘 한심해요.
새벽엔 잠이 안와요. 이젠 습관이 되어버렸나봐요.
잘해드리려구 늘 생각은 하지만 성격이 소극적이다 보니 늘상 생각대로 잘 안돼요. 특히 시댁일은 더 그렇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