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1,279

이런사람과 평생을 살아야 할런지.....


BY 가을하늘 2001-09-03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에 걸쳐 저희 집에서 시어머님 생신을 준비했습니다. 물론 형님 두분과 함께요.(저희는 삼형제거든요)
삼형제 전부가 형편이 어려워 좋지는 않지만 그래도 정성껏 생신을 준비했고 어머님 친정분들께서 오셔서 재밌게 노시다 가셨고, 형님들도 점심 드시고 가셨죠. 그리고 저 혼자 남은 뒷정리며 또 그릇 빌려온것들하며 또 남편친구들 두어명을 불러 남은 음식으로 조촐하게 술 한잔을 준비해줬죠.
저는 남편에게 섭섭했습니다.
형님들께서 많이 도와주시기는 했지만 어쨌든 내 집에서 내 살림으로 하는거니까 치울것도 많고 이것저것 할것도 많은데 마누라 귀한줄 모르고 쉬란 소리 한 마디 하지않고 형님들 다 가시고 난 뒤에도 남편친구들 불러서 한잔할 궁리만 하는 사람입니다.
남편친구들과는 저도 친하기 때문에 놀러 오는거야 좋다고 하지만
상을 차려 줬으면 술 정도는 냉장고에서 본인이 꺼내 마셔도 좋으련만
마누라가 잠시 엉덩이 땅에 붙이는 꼴을 못 보는지 술 더 가져와라,
안주가 이것뿐이냐, 등등 ..... 정말 이런 남자를 믿고 제가 남을 평생을 이 남자와 살아야 할지....
남편은 평소에도 본인이 아프면 얼른 약국에 가서 약 지어다 줘야하고
어디 아프냐고 물어봐주지 않으면 화를 냅니다.(참고로 본인 손으로는 절대로 약 지어 먹지 않습니다.) 하지만 제가 아프면 짜증을 내고 화를 냅니다. 이유인즉 제가 아픈게 속이 상해서 그렇다나요. 이게 도데체 말이 됩니까. 시집와서 자기 때문에 고생해서 아프면 (제가 허리 디스크에 관절이 좋지않거든요) 따뜻하게 감싸줄 생각은 안 하고
화를 낸다면 그건 성격 장애아닙니까. 참고로 저희 시아버님 성격이
좋으시질 않습니다. 며느리들 한테는 잘 하시는 편이지만 저희 시어머님 옛날에 고생 많이 하셨답니다. 아직도 술 드시고 동네분하고 싸우셔서 고소한다고 하실정도니까요. 옛날부터 많이 싸우고 다니셨답니다
요즘은 남편이 하는일이 잘 되지를 않아서 생활이 좀 많이 어렵습니다
아침부터 한숨을 쉬며 밥을 먹는데, 며칠동안 같이 밥을 먹으면 채해서 제대로 먹을수가 없습니다. 남편이 조금만 인상을 써도 가슴이 철렁하고 전화로 소리지르고 하면 심장이 벌렁거립니다.
이렇게 제가 남은 평생을 살아야 할런지...
저도 불쌍하게 애들이 불쌍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헤어지고도 싶지만 남편의 괴팍한 성질이 무서워 입 밖에 꺼내보지도 못했습니다.(남편은 자기평생 이혼은 없답니다. 죽기전에는 헤어질일이 없다고 한답니다.)
자기 성질이 천성이라고 못 고친다고 하는데 제가 이런 남자와 평생을
살아야 합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