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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 4개월 맏기고 틀어진 언니와 나


BY 바다소녀 2001-09-07

결혼 4년차에 지금 8개월된 아들이 있어요.
회사를 9년째 다니고 있지요.
여러가지 사정이 있어서 아이를 친언니에게 맏기게 되었어요.

전 길어야 1년만 봐달라고 했어요.
회사탁아소에는 만 1년이 돼야 아기를 받거든요.
출근이 5:30 에 나가야 해서 주말과 공휴일만 데려오고 언니집에서 아이를 재우기로 했어요. 딱 4개월 봤지요.

아이 보느라 언니가 고생하는건 알지만 저도 속으로는 아이에게 서운하게 하는것도 있구, 또 조카들 보면 아직 어려서 불안한 마음도 많았지요. 하지만 아이 맏기느게 죄라고 말 한마디 못 했어요.

돈도 섭섭치 않게 줬구 분유, 기저귀, 아기에게 필요한거 다 사다날랐구 갈때 빈손으로 못 가죠. 비상금(병원/이유식)도 따로 줬지요.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어요.

4개월동안 딱 두번 언니에게 좀 서운한 티를 냈어요.
아이를 너무나도 (거의 1시간) 울려서 한 번, 보행기 너무 오래 태우지 말라고 한 번(그냥 누워서도 잘 놀아서 차라리 엎드려 놀게 해달라구 했죠) 이렇게 두 마디 했어요. 제가 끝까지 아무말 말았어야 했는데...

제가 몸이 안 좋아서 병원에 입원했다가 집에서 한 2주 쉬고 출근을 했어요. 출근하니 밀렸던 일에 월말이라 너무 바쁘고 힘이 들었죠.
출근한 첫 날 회사로 전화해서 제게 언니가 일방적으로 막 뭐라 하더라구요.

내가 먼저 아기를 봐주겠다고 했냐, 봉사하는 정신으로 봤다.
너의 편의를 많이 봐줬다. 뭐도 기분나쁘고 뭐도 싫고.....
계속 참아왔던게 한꺼번에 폭발했다...

너무 정신이 없었죠. 전 인간적으로 배신감까지 느꼈습니다.
저는 아무말 안하고 원하는게 뭐냐고 했더니 아이를 못 보겠다구요.

저도 서운하고 속상할 때마다 언니도 나만큼 힘들고 괴롭고 어렵겠지.
또 내게 불만이 있고 바라는게 더 있겠지 싶어 정말 참았습니다.
저도 그리 짐작할 줄 아는 사람인데
언니가 < 힘들어 못 보겠다고 > 만 했으면 이렇게까지 감정이 상하고 속상하지는 않았을거예요. 또 집에 와서 얘기좀 하자고만 했어도.

첫출근한 날에 회사에 전화해서 자기 할 말 일방적으로 다 하고.
전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저 눈물만 흐르더군요.
그래서 다음날 바로 아기 데려갔습니다.
지금 아이의 증조할머니가 아이를 보고 있어요. 너무 죄송스럽죠.
전 당장 회사를 그만둘 수가 없는 형편이고 다른 봐줄분이 없어요.

친언니라 안 보고 살 수 없는데 벌써 이런일이 있은지 한 달이 지났어요. 그러나 서로 전화한 통 못하고 있습니다.
전 제가 먼저 전화하기는 싫어요. 너무 억울하고 아직 언니가 미워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