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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생활(1) 최초의 전쟁:가출을 하다


BY 전쟁중 2001-09-07

전(38세) 현재 결혼생활 9년차인 한아이(딸 7세)의 아버지이자 한 여자(34세)의 남편입니다. 여러분의 조언을 구하고자 긴 글을 올리오니 읽어주시고 조언을 구합니다.

그동안 다른 이름으로 이곳에다 여러번 자문을 구하기도 했었습니다. 어떤 분께서는 제가 너무 물러서 자초한 일이라고도 말씀하시더군요.

집사람은 결혼해서 애가져서 낳고 백일될 때 까지를 제외하곤 줄곧 직장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제 벌이가 적어서는 아닙니다(현재 연봉 세전 4200만원). 워낙 바깥생활을 좋아해서 소위 "자아실현"을 한다고 계속 다녔습니다. 와이프의 직업은 디자이너로 전문직입니다. 2년전까지는 별 볼일이 없었으나 요즘은 뜨고 있죠.

제 성격은 "좋은 것이 좋은 거"라는 식으로 남한테 특별히 기대지도 않고, 모나게 굴지도 않으며, 싫은 소리도 잘 안합니다. 반면에 와이프는 자기 표현이 강하며, 할 말은 다합니다.

최초의 전쟁
1998년 저는 현 회사의 영업사원으로 회사의 한 지점에 근무하고 있었습니다(집을 와이프 회사와 가까운 곳에 얻음) 집에서 지점까지 편도 75킬로 왕복 150킬로를 출퇴근 했죠. 영업사원 특성상 거래처 직원의 애 돌잔치에 초대가 되어, 어느 토요일 오후 3시부터 시작되는 잔치집에 갔습니다.

저는 공구를 파는 영업사원이라 발주권자 및 그 공구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접대를 해야했죠. 이사람 저사람이 따라주는 술을 마시다 보니 취해서, 도저히 집에 갈 상황이 못돼서 전활했죠. 술깨고 가겠다. 그리고 차에서 잠을 청했습니다. 깨어보니 밤 10시가 넘었더군요.

술도 덜 깼지만, 토요일이라 단속도 없겠지 하면서 차를 몰고 집을 향했습니다. 집에 도착하니 와이프가 열받아서 뭐라하길래 "받지 않을 수 없는 술잔에 취해서, 차에서 자다 왔다"라고 대답하고 혼자서 작은방에 가서 누웠는데 다가와서 머리를 손가락으로 툭툭 치면서 누구랑 마셨는지 얘길 하라더군요. 저 너무 열받아서 바로 나와 다시 회사에 왔습니다. 그리곤 회사 기숙사에서 잤습니다. 2주간을 기숙하다가 아버지에게 와이프가 일러바쳐 복귀했습니다.(중간에 애가 너무 보고 싶어서 애 유치원엘 가서 멀리서 애를 보고 오기도 했습니다)

여기까지 읽으시면 제가 못된놈이죠. 앞으로 계속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결혼해서 보니 집사람 카드빛이 엄청나더군요. 몇개의 카드로 메꾸고 메꾸고 그러다가 애를 가져서 집에 있으니(첫 애 임신했다가 4개월에 유산했죠)수입이 없어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저 몰래 제 명의로 카드를 한개, 두개, 세개를 만들었더군요. 그러다가 어느날 제가 접대하면서 카드를 쓰다가 연체로 걸려 망신을 당한적이 있어, 자초지종을 알아보니 앞의 일들이 있었더군요. 전 결혼하자마자 급여통장과 카드를 와이프에게 맡기고 월급엔 한푼도 안댔습니다.(영업사원이다 보니 생기는 돈이 있어서) 오히려 생활비에 보탰죠(평상시 먹는 과일이며 주점부리 등등, 심지어 명절날 양가 및 친지들 선물까지 제가 샀죠) 애를 가져서 전에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두면서 받은 퇴직금을 어디다 썼는지는 지금도 모릅니다.

와이프 씀씀이가 헤풉니다. 그래도 빵구만 내지 말고 생활하라며 당부했는데 어느날 돈을 구해달라해서 구해주고는 제가 처음으로 따졌죠. 뭐하는데 돈을 빌리게끔 생활하느냐, 가게부를 써라, 그랬더니 저보고 자세히 알건 없고, 가게부는 못쓰겠다고 오히려 언성을 높이더군요. 그 때에 싸우기 싫어 그냥 두었던 것이 지금와서 후회 됩니다.

너무 길어서 좀 쉬었다가 계속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