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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소녀님께


BY 나도 언니 2001-09-08

저도 직장생활을 하는 여동생을 가진 언니예요.
제 아이가 이제 24개월, 3개월...
제 동생 아직 임신은 안했지만 내년 쯤 임신해서 우리 둘째 두돌 가까이 되면 아이 낳으라고 말했어요. 내가 봐주겠다구.
제 동생 불쌍해서요.
시어머니 암이시고, 친정 식구들 짐만 되고, 직장 생활도 도저히 그만 둘 수 없는 상황이죠.
그래서 아이 낳지 못하겠다고 푸념을 하기에요.

제 아이 키우면서 마음 느긋해지고, 이런저런 노하우 생긴거 생각하면 다른 사람한테 맡기는 거 보다는 제가 키우는게 낫지 않을까 싶어서요.

그런데 님의 글 읽어보니 저도 님의 언니처럼 변하게 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언니도 처음엔 저처럼 좋은 마음이었겠죠?
아이들에게 시달려서 그렇게 된 것도 같구요. 아니면 다른 일이 있을지도 모르지요.
저도 제가 직접 키우지 못해 그렇지 않아도 안스러운 아기가 홀대까지 받는다면 정말 가슴이 아프죠. 직장에 가야하는 것도 안타깝고.
아이 안고 많이 우셨겠어요.
님의 글 읽으면서 저도 너무 공감했거든요.

아기 봐 줄 사람 구하기 어려워요.
구하다 잘 안되시면 언니에게 파출부를 불러주는 거는 어떨까요.
언니에게 주는 돈을 줄이시구요.
언니가 가사노동에서 해방되면 조금 나아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시누가 아니니까 편안하게 이야기를 해 보시면 어떨지.

님이 이 게시판에 글 올리고 상처를 많이 받은 것 같아서 마음이 아파요.
그렇지 않아도 속상한 마음을 달랠 길이 없어 여기에서 위로받고 싶었던 것인데, 여기에 오시는 분들 거의 아이 보는게 얼마나 힘든 줄 아는 분들이시기에 언니 마음을 더 잘 이해하시는 것 같거든요.

님. 너무 속상해 마시구요.
직장 생활 열심히 하시구. 아기한테 많이 웃어주고 스킨십 해주세요.
저는 전업주부이지만 그러지 못할 때도 많구요. 울리기도 해요.
항상 아이랑 붙어 있으니 달아나고 싶은 생각도 많이 하구요. 우울하기도 하고...
그런 엄마보다는 잠깐 떨어져 있지만 같이 있는 시간 잘 해주는게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합니다.

님과 언니의 사이가 다시 좋아지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