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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생활(4) : 리풀을 보고 - 이혼을 결심하지만


BY 전쟁중 2001-09-08

여러분들의 질타와 조언 고맙게 잘 읽었습니다.

제가 올린 글 세가지를 전부 읽고서 답변을 해 주셨으면 고마웠을텐데어떤 분은 숲만보고 얘기하신 분도 있더군요. 싸움의 발단은 폭행입니다. 그것도 폭행이냐고 하시겠지만, 폭행이 맞아서 아프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주군가에게 어찌 되었건 맞았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 그날도 와이프가 이불만 제 얼굴에 던지지 않았다면, 그런 상스런 말만 내 ?b지만 않았어도, 그냥 어떤 소리를 하더라도 넘어가는 사람입니다. 예전에도 그러한 일때문에 집을 나갔던 경험이 있고, 그때도 일방적으로 제가 집나간것을 잘못했다며 와이프에게 각서(어떠한 일이 있더라도다시는 집을 나가지 않겠다)까지 썼던 사람입니다. 그때도 제가 더이상 싸우기 싫어 해달라는대로 다 해주었지요.

그후론 싸울일이 생기면 제가 무조건 져줍니다. 콩으로 메줄 쑨다고 해도 그러자 합니다. 제가 져줘야 싸움이 끝나니까요. 울 집사람 절대 설령 자기가 잘못을 했더라도 제 앞에서 이겨야하고 그런 다음에 제게 미안하다고 합니다.

오늘 퇴근해서 옷을 벗어서 모아 놓은 빨래를 할려고, 바구니에서 꺼내다 보니 젖은 빨래가 있더군요. 그것도 전부 제 빨래더군요. 즉 지난번에 세탁기 돌려서, 제가 널지 않으니까 그걸 꺼내 제 옷만 빼고 널었던 겁니다. 옷에서 거의 썩은 냄새가 나더군요.

여러분의 리풀달린 글도 읽어보고 오늘 회사에서 내내 곰곰히 생각을 해 봤지만 더이상 이러한 시련을 겪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혼"이란걸 생각했습니다.

이혼을 하려니 딸과 부모님께 미안함을 금치 못하고, 딸을 생각하니 눈물이 앞을 가리네요.

부모님께도 정말 죄송합니다.

울 어머니 울 애 저희집에 와서 한달가량 보시다가 혈압이 오르셔서 중풍에 걸렸습니다. 지금도 계속 침을 맞으러 다니시지만, 지금껏 침값도 못드렸습니다. 며느리라고 하나 있는데 직장다닌다며 명절때와 제사때만 찾아 뵙고, 더구나 제사때는 회사 끝나야 온다며 제사 음식 한번도 안하고...

집에는 가지도 않고, 처가집에는 2달에 3번은 갔네요.

결혼해서 지금까지 9번의 휴가가 있었는데 한번도 부모님 뫼시고 간적이 없네요(처가집 식구들하곤 5번을 다녀오면서)

회사에서 근로자의 날 나온 선물(김치냉장고,옥매트 등등)도 전부 처갓집에 갔다 드렸네요.

처갓집 돈 융통해 드리느라고 아버지께 거짓말하고 아버지께 돈을 빌려서 처갓집에 갔다드렸네요.

아버지,어머니도 없는데, 장모님께 핸드폰 사드리고 요금까지 내주고 있네요.

동생아 미안하다. 형이 집산다고 네게 7년전에 빌린 돈을 아찍까지 갚지 못해서..

그간 돈문제로 독촉전화 받은 것 생각하면, 제게 저도 모르는 어떤 빚이 떨어질려나 두렵습니다. 모두 제 이름으로, 제 보증으로 했거든요. 처가집융자 보증, 처남융자 보증, 와이프 빚보증.. 그리고 제 인감을 와이프가 가지고 있어서 저 모르게 어떤 빚이 있을 지 두렵습니다.

저, 제 몸만 빠져 날올 겁니다. 현재 가지고 있는 집(36평,시세 2억5천, 융자1억2천5백)과 또다른 한채(24평,시세 7천, 전세4천3백, 융자1천2백) 모두를 위자료를 포함하여 더이상 제게 돌아오는 빚이 없는 조건하에 다 줄겁니다.

그런데 애가 문제입니다. 애를 생각하면 눈물만 앞섭니다. 제가 키우고 싶지만 절대 않된다고 할겁니다. 그래서 조건을 생각했습니다.
일단 엄마가 키우고(물론 양육비 줄겁니다) 재혼을 하게 되면 애의 의견을 묻고, 애가 원하는대로 하자 입니다.

이렇게 생각을 해도 애가 뭔 죄가 있다고, 애한테 이런 무거운 짐을 짊어줘야 하는가를 생각하면 용기가 나질 않습니다. 우리 애한테도 "이게 네 팔자야"를 외치며, 무시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