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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좁은 둘째 며눌입니다.


BY 둘째며눌 2001-09-10

토요일밤 좀 섭섭한 마음을 금할수가 없었답니다.

토요일 퇴근후에 청소 마치고 설겆이 하고 5시쯤 시댁으로 가는 길에 신랑이 시어머니께 전화를 하더군요.
"지금 저희 떠납니다"
저희 집서 시댁은 1시간 30분정도의 거리지만 엄연히 "도"가 다른 지역이지요.

신랑은 저녁을 먹고 가자고 했고 난 어머니한테 간다고 했으면 어머니 기다릴텐데 같이 먹자고 했고요.. 대개의 며느리들이 이렇게 하지 않나요?
시댁에 도착해서 ...

시어머니 밥솥에 밥있으니 그냥 먹자 그러시더군요.
밥솥을 여는순간... 전기밥솥에서 오래된 밥 냄시와 조금씩 말라있는 밥들..
신랑이 보면 분명 불같은 성질에 화를 낼까 전 신랑에게 자기 가서 라면사오라고 시켰구요..

시댁에서 저녁 까짓것 라면 먹으면 어떻습니까// 이렇게 생각하려고 했는데..
시어머니 말이나 안하면..
토욜 아침에 큰며느리 온다고 새벽 네시부터 밥을 했는데 오지도 않고 전화도 없다가 오늘 밤에 온다고 했답니다.
그밥을 우리가 먹고 있는겁니다. 라면 국물에 말아서..

그러곤 서울서 여덟시에 떠난다고 했으니 아홉시쯤 나가서 밥을 안쳐야 겠다는 겁니다.
이것저것 반찬도 하면서 말입니다.

우습더군요,
시누이와 큰며느리와 식구들이 들어와 밥을 먹는동안 신랑과 전 마루에서 포도를 먹으며 한소리 했습니다.
난 다시 결혼하라면 맏며느리 할꺼라고...
신랑은 웃으며... 너 다시 결혼할수 있어? 합니다.

얼마나 미안하면..
아들이 자주 가는것도 아니고 한달에 한번도 못가는데..
그렇게 신경써서 가는 아들 꼭 그런 마른밥을 먹여야 하는지.

큰아들은 뭐가 그리 대단해서 참 ..

신랑에게 한소리 했습니다.
난 우리집(친정) 이었으면 벌써 집에 도로 왔다고...

제가 너무 속좁은건가요?
그럴수도 있지만 지금까지 겪은일이 많아서 더 섭섭한가 봅니다.

위로좀 받으려고 여기에 글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