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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한 우울.


BY 2년차 2001-09-12

오늘 아침... 신랑이 밥 먹다 지나가는 말처럼..
"**씨 임신 했다더라. 근데 예정에 없던 일이라
기분이 장난 아니게 안좋데.."

여기서 **씨란 울 신랑과 친한 직장 동료의 와이프입니다.
그쪽 부부랑 우리는 참 인연이 많아요.
딱 1년 차이로 같은 곳에서 결혼 했구요.
나이도 비슷해서 친하게 지내요.
그래서 일단 잘됐다 싶더라구요.

음...
근데 사람 마음이라는게..
저보다 1년 늦게 결혼하신 분이 임신했다니까..
이상하더라구요.
그분이랑 저랑은 체질이 비슷해요.
몸이 차고, 생리 불순에.. 자궁 내막이 잘 두꺼워지지 않는...
그런 체질이거든요.

물론 저 아직 26살... 충분히 젊은 나이구요.
아기 생각도 간절한 건 아니에요.
하는 일이 좋아서, 좀 있다 가져야지.. 라는 마음도 있어요.
울 신랑도 단 한번도 애기 얘기 한 적 없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이리 마음이 안 좋을까요..

아기 가져 볼려구.. 산부인과 갔을 때....
워낙 자궁이 약해서 염려스럽지만..
노력하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의사샘 말 듣고,
순리대로 한다.. 라는 마음으로
피임도 안하고 거진 1년을 보냈는데..
아직 애기도 안생기고 그간 생리는 한 4,5번쯤..
그저 웃으며
"나한테 문제 있나봐" 했습니다.

뭐... 조급해 하지 않고 기다리면
언젠가는 예쁜 애기 생기겠지요.
그런데.. 조금 우울합니다.

몇달전 제 생일에 그쪽 부부가 저에게
신생아 용품 몇가지 선물하며
얼른 아기 갖길 바란다고 했었는데...
그 선물, 저보다는 그쪽 부부에게 더 먼저 필요하겠네요.

흐궁..
이상하게 길어졌다.
이런 우울 걷어내고 언능 출근해야 겠습니다.
모두들..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