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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끝난,,, 다 지나간 일..


BY 폐허 2001-09-12

일주일 전만해도 저는 세상에서 부러울 것이 없는 사람이었죠.
경제적으로는 빚도 있고, 그리 넉넉한 편은 아니지만.
며느리로서의 나, 올케로서의 나, 나...
나를 정말 이해해주는 남편이 있었기에.
정말 남부러울것이 없다고 생각했었죠.

바람... 이랄것도 없는 아주 작은 일이었지만.
그 일은 정말 저에게는 너무나도 큰 충격이었죠.
속상해방에 글이라도 올려서 언니들의 위로도 받고싶었지만.
막상 글을 쓸려면 한줄도 쓸수가 없었어요.
내 자신이 감정정리가 안된상태인데.
그 누구에게도 어떤 말도 할 수가 없었던거죠.

크건 작건 배신은 배신이고...
제가 괴로운것은.
남편이 했던 일이 정말 견딜수 없었다는거...
남편을 다시한번 믿어보지만.
전처럼 아무런 악감정없이 마냥 행복하게만 살수가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드네요.

병원까지 다니면서 일주일만에 평온을 되찾았어요.
며칠을 계속 남편과 이야기만 했죠.
이야기를 꺼내서 그 기억때문에 마음이 아프더라도.
자꾸만 말을 해서라도 내 감정을 떨쳐버려야 하겠기에...

지금은 많이 괴롭지도 않고 담담할수가 있어요.
안좋은 기억이 없어질 수는 없겠지만.
많이 옅어지는걸 느껴요.
어제는 며칠만에 편안하게 잠을 잤죠.

겉으로보면 다 정리가 된 일이죠.
일이 있었고, 싸웠고, 사과를 했고, 용서(?)를 했고.
남편도 반성 많이 했다고하고.
노력하는것도 보이고.
하지만, 제 맘은 정말 폐허... 가 된거 같아요.
그 일은 끝난 건데.
그냥 우울하고 쓸쓸하고 마음이 그렇네요.
아무리 남편이 도와준다고해도.
이런 감정 정리하는건 제 몫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