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846

도와주세요...


BY blue-pl 2001-09-12

너무 속상해서 하소연이라도 할까 합니다.
저흰 막내인데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았어요.
얼마전까지 저희집은 평온했습니다.
큰집에서 부모님을 모시기 싫어했기 때문에
결혼할 때부터 지금까지 근 2년을 모시고 살았어요.
그동안 딸아이도 생겼구요.
불만이 없었던 건 아니었지만 서로 잘 지냈거든요.
근데 임신 8개월쯤(지금 딸아이는 생후 9주 째) 어머님이 그러시는거에요.
지방에 있던 막내(시누이)가 올라올거라고(저희집은 서울).
첨엔 무슨 소린가 했습니다.
막내시누이는 38살인데 시집을 가지 않고 마땅한 직업도 없이
큰누님 댁에서 살았거든요.
한 5년 전부터 지방에서 살았는데 이제는 올라올거라고 하더군요.
한마디 상의도 없이 아무렇지도 않게 올라온다고...
첨엔 가만히 있었죠.
어느날 말도 없이 겨울옷이며 짐들을 몽땅 싸가지고 온거에요.
저희 집은 18평에 방이 세 개구요, 어머님, 아버님이 각각 하나씩 쓰세요.
어머님 방에 자리잡고서 매일 텔레비젼만 보구,
가끔 나가서 밤에 술마시고 들어오구...
산후조리를 하고 왔더니 집안을 몽땅 바꿔놨더라구요.
장식도 자기 맘대로 하고, 액자도 몽땅 갈아끼우고,
부엌식기도 몽땅 바꾸고...
제가 음식을 해놓으면 휙 버리고 다시 해놓고...
어머님이 저한테는 일다니라고 얼굴볼때마다 그러셔서 스트레스 쌓였었는데
누님은 푹 쉬어야 한다고 보약해먹이자고 그러시더라구요.
참고로 저 결혼했을때부터 지금까지 일다니고 있어요.(임신중에도)
물론 보약값도 저희몫이고, 앞으로의 생활비도 저희몫이지요.
참아보려고 했는데 도저히 안되더라고요.
그래서 남편한테 나 이렇게는 못사니까 분가한다고 했어요.
솔직히 집도 좁고, 시집안간 시누이를 혼자 나가서 살라고 하긴 좀 그래서.
그래서 남편이 어머님께 말씀드렸죠.
이 근처에 방얻어서 나가야겠다고. 생활비는 그대로 드리고 자주 찾아오겠다고.
솔직히 저희 나가려면 대출받아야 해요.
그리고 물건하나도 못가져 갈 형편이라 다시 준비해야 하고요.
그래도 그 좁은 집에서 애기까지 6명이 살 생각을 하니까 너무 기가 막혀서...
그 말이 나오자 마자 막내시누는 다시 큰누님 댁으로 가버리고
큰누님 전화가 왔더라구요.
니들끼리 재밌게 살고 싶어서 나가려고 하는거냐고.
나가려면 조용히 하고 나가라고.
니네가 영리하면 그집에서 눌러살아야 그집이 니네꺼가 된다고...
무슨 말씀!
저희 집 집문서는 막내시누가 보관하고 저희는 구경한 번 해보질 못했어요.
항상 이랬습니다.
저희한테 책임은 많이 지우면서 얼마나 무시를 하는데요.
아주버님은 고생한다고 장남인데도 불구하고 벌초를 가지 않으셨어요.
제 남편은 새벽부터 아버님 모시고 지방까지 내려가 오후까지 벌초를 했구요.
아주버님이 큰누님댁에 가신다고 하면 엄청난 잔치상이 차려지죠.
그러다 아주버님이 안가신다고 하면 저희도 오지말래요. 귀찮다고...
그러면서 큰누님은 걸핏하면 큰동서 흉을 봐요. 저한테...
여자는 그냥 죽은 척하고 살아야 한다고.
저보고도 그냥 죽은 척하고 살래요. 큰누님은 절대 안그러죠.
전 여태 그렇게 살았어요.
더욱 웃긴 건 큰동서가 저희가 분가한다고 하니까 엄청 화가 났대요.
자기는 죽어도 시부모님 모시고는 못산다고 해놓고 저희가 못한다니까 화를 내다니...
돈문제는 항상 저희 몫이었구요, 권리주장은 못하고...
이제는 남편도 화가 나나봐요.
추석이 무섭습니다.
추석때도 저희집에서 저랑 어머님이 음식 다 해놓으면 큰집에서 오셨거든요.
이번에는 전쟁이 나겠지요.
남편은 저보고 무조건 조용히 하고 있으래요.
남편이 다 말하고 다 뒤집어 쓰겠다고.
제가 말하면 화살이 모두 저한테 오기 때문에 시끄러워질거래요.
에구...
정말 답답합니다.
우리 딸아이는 지금 친정에 가 있어요.
키워 줄 사람이 마땅치 않아서 친정엄마가 보시거든요.
어머님은 연로하세요.
우리 남편이 제일 불쌍하네요...
저희 그냥 분가해 버릴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