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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에서 한숨쉬는 남편-음식투정


BY 요리야 2001-09-16

결혼 9년차의 주부입니다...
남편이 너무 야속해서 속상해서 글을 뛰워봅니다...
정말 유치한 "밥"때문이예요
식성이 그이와 난 전혀 달라요...그인 기름기 많은 음식..전 토속음식그래도 노력은 했죠...나 좋아하는거 몇개.그이 좋아하는거 몇가지
그럭저럭 맞춰서 지내왔는데,그 사람은 내가 음식을 아주 하기 싫어하는 사람으로 알고 있는거예요.
요즘 식탁을 보곤 한숨을 쉬면서 먹곤해요.그 모습을 보는 제 마음 이해하시겠죠.

어젠 닭도리탕을 했죠.그닭도 백숙하려고 재료 다준비해놨는데 먹기 싫다고해서 냉동실에 있던 닭인데...그런데 자기앞에 놓여진 그 닭도리탕 그릇을 내 앞으로 옮기더니 젖가락 끝도 대지않는거예요.
닭먹기 싫으면 감자라도 먹으라 했더니.묵묵부답.그리곤 한숨만 푹푹 쉬면서 다른것(가지수는 7가쯤)도 억지로 먹는거예요.
그러는게 하루이틀이 아니예요...매 끼니마다...입맛에 안 맞으면 요구를 하던지...그것도 아니고

오늘은 올만에 외식하자 했더니 밥하기 싫어서 그러냐며 집에서 먹재요.. 그래서 돼지고기 두루치기 해먹자고 준비하고 있는데 "자신없으면 라면이나 끓여" 그러지 뭡니까.
평소에도 식탁이 마음에 안들면 아무말도 안하고 라면끓여 달라는 사람이었거든요..

그래서 라면 끓이면서 "남들도 그렇게 잘해 먹는거 아냐..먹고 싶으것 있으면 말해. 다해줄께" 그랬더니 "넌 밥하기 싫어서 억지로 하는 것 같아.성의가 하나도 없잖아" 성의요?
내가 먹고 남편의 식사인데 왜 성의와 정성이 없겠어요
식탁을 둘러보면 가지수에 상관없이 정성이 보인다나요?
그래서 정성없는 음식은 맛도 없고,먹기도 싫대요

왜 예전엔 맛있던게 지금 맛이 없을까요?
얼만큼의 정성을 더 쏟아야 마음에 드는 식탁을 만들지조차 모르겠구요. 맛도 안보고 훑어보고 정성이 안 들어간 식탁 앞에서 과감히 라면끓여오라는 남자. 먹고픈 메뉴 얘기도 안하면서 해놓으면 불만인 남자.그것이 오로지 밥하기 싫어하는 아내 때문이라는 남자....
그래서 이제 집에서 밥먹지 말라 했습니다..그리고 당분간 밥도 안해줄겁니다...냉전 중이라 얼마나 노력했는데요
미더덕찜.새우구이.낙지볶음.불고기......매일매일 주요리를 한가지씩해서 밑반찬 몇개와 새로운 반찬 한두개와 ....이렇게 하면 진수성찬아닙니까?
당분간 밥 안해줘도 되겠죠?
아까도 라면끓이는 중에 방에 들어가 이불 뒤집어 쓰고 눕더니
어딜 나갔다 오더군요...뭘 사왔는지. 혼자 주방에서 해 먹더군요

미워 죽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