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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화가나요


BY 지지리궁상 2001-09-17

너무 화가 나네요..
너무 궁상맞게 살아온것에...
아이들 옷 예쁜거 하나 제대로 못사주고 남들 교육열에 불타도 책 한권 제대로 못사주고 얻어 입히고 얻어서 책 보여주고 그랬던 것들에...
어디 모임이라도 나갈 때면 청바지에 제대로된 티셔츠 쪼가리하나 없어 고민하고 그랬던 제 삶에 너무 화가 나네요..
어제 우리 둘째 아이 돌 모임을 했어요..
집에서 식구들끼리만 돌 상도 안차리고 밥만 먹는걸로.
술이 거나하게 취한 우리 신랑 제 사촌 동생 신랑이랑 할 얘기가 있다고 나가서 한잔 하고 오겠다 하더군요..(제 사촌 동생 신랑이 지금 실직 중인데 다음 달이 첫 아이 출산이라 심경이 말이 아니거든요..)
그래요. 그 심정 아니까 그러라했죠..달래주라고..
그랬는데 룸싸롱가서 834,000원 긁고 왔어요..
여자 팁까지 주고 양주에 안주에 음료에.. 기분 팍팍내고 왔더군요..
평소에 전 월급쟁이들이 룸싸롱 같은데가서 몇십만원어치씩 술먹는거 미친X라고 말하곤했는데 그게 우리 신랑이었어요..
평소에도 폼내는거 좋아하는데 지금까진 많이 참았죠..
오늘은 정말 못 참겠네요..
신랑한테도 배신감에 너무 화가나고 지금까지 궁상맞게 산 제 자신이 너무 싫고(우리 신랑 남 앞에 저 보이는거 싫어하는거 같은 생각 까지들고.. 궁상맞게 살았으니 폼나는 마누라 모습은 아니니까..자기 사회적위치에 누가 되겠죠..)

이제 어울리지도 안는 옷 얻어 입히는거 동대문이나 남대문에 가서 바구니에 세일하는 옷만 사입히는거 그런짓 안 할거예요.
저두요 백화점에서는 못 사더라두 제대로 된 옷 사입을거구요..
남들처럼 미용실도 자주가서 폼 낼꺼구요..
누군 하루밤 술 몇잔에 그렇게 쓰는데 저라고 못할까요?
오늘 너무 화나서 동대문에서 우리 딸 아이 옷이랑 구두 사줬어요..
새 옷이라고 너무 좋아하고 벗지도 않으려고 하더군요..그 모습보니까 안스럽기도하고 신랑에게 너 화가 나기도하구요..

우리 신랑 잘못했다고 다신 안그러겠다고 자기도 자기 그런 모습들을 안다고 하지만 잘 안 고쳐진다고..그렇지만 고쳐보겠다고 하지만 전 믿어지질 않아요.. 평소에 제가 많이 참아서 그렇지 많이 봐왔던 모습들이니까..룸싸롱도 제가 알게 된게 오늘 처음이지 누가 알겠습니까 이제까지 숱하게 그래왔는지..믿음이가질않아요...
화가나서 죽을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