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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취한 시아버지 며늘한테 호적파가라네요


BY 타조 2001-09-18

우리시부 술이 장난이 아니다. 거의 보름에 한벌꼴로 술을 드시면 잠한줌 안자고 옆에있는 사람을 괴롭힌다
저번에도 시엄마 생일날 시부모가 싸우는 모습보고 다시는 시가에 안가기로 마음먹은 여자이지만 그게 어디 말같이 되는가 그냥 내 생각이 그런거지.
일요일날도 신랑이 시댁에 가쟌다. 하지만 그날이후로 나는 정말 시댁얘기만 나오면 며칠전부터 잠이 안온다. 이게 바로 스크레스라는건가
내 자신이 무섭다. 내가 이렇게까지 되다니 싶은게 그냥 한번 가면 되는것을 정말 죽고싶을정도로 가기가 싫은것이다
그래서 남편한테 솔직하게 싸우자는게 아니라 그냥 내마음이 장난이 아니라 너무 힘들고 아프다. 자기만 갔다오라고 했더니 왜 싫으냐고 묻더라구요. 그래서 미안하지만 나는 자기부모님이 술마시고 싸우는게 싫다고했습니다. 그랬더니 우리남편 오늘이 마지막이니 가자고 화를 냅니다. 무지 자존심이 상했을것입니다.
그래서 가자고 해서 시집앞까지 갔다가 그냥 돌아와서 서로 말한마디없이 각자 잠들어버렸습니다. 너무 피곤해서요

그리고 아침 신랑이 출근하고 나는 너무 마음이 아파서 하루종일 우울했습다. 내가 남편한테 정말정말 못할말을 했구나하는 생각에 미안해서말이죠. 아무리 가기싫어도 남편이 싫어서라아니라 자기아버지가 술마시는것때문에 못가겠다고한게 너무 마음에 걸리더군요
자기도 싫겠죠. 자기아버지가 며늘.사위앞에서 그런모습보이는게
그렇지만 그런걸 제가 말로뱉어버렸으니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요?
알면서 그런제가 더 나쁜년이죠?
그래도 출근해서 전화를해서 아기와나의 안부를 묻는 우리남편
퇴근하면 맛잇는 저녁을 해주고 미안하다고 말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저녁을 준비하는데 시아버지 술취한 목소리로 전화왔슴다
술드시면 자주 전화하십니다
"왜 어제 안왔냐고? 시부모 보기를 우습게 안다고?
니가 시무모를 그렇게 알면 니남편이 니부모를 우습게본다고
어디서 배운버르장머리냐교,대학나온면 다 그러냐고
싸가지없는년이라고 호적파가라고 당장에"
저 그순간 너무 황당해서 아무말못하고 그냥 혼자 울기만했습다
제가 아무리 못된 며늘이지만 시부한테 그런소리 들을 정도는 절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지금도 자꾸 눈물만 나네요 너무 억울해서
결혼할때부터 지금가지 시집에서 김치한조각 먹은적 없습다
친정에서 가져왔고 오히려 우리가 돈을 주고싶어서가 아니라 달라고해서 빚내서 드렸습다
초기에는 너무 그런게 싫어서 신랑하고 많이 사웠지만 지금은 그냥 우리가족만 잘 살고 시댁에는 기본만하자는 생각으로 지내고 있는데 지금 저는 시부말처럼 호적을 파가야할까 싶습니다
싸울대마다 이혼을 생각했지만 이렇게 시부한테 들으니 너무 슬프네요
제가 한 행동이 그런소리를 들을 정도인지 묻고싶습니다
덕분에 퇴근해서 들어온 신랑은 밥도 제대로 못챙겨먹고 저의 눈물닦아주느라 바쁘죠
하지만 손은 안으로 굽는다고 아버지 술깨면 기억도 못한다고 신경쓰지 말라네요. 내가 기가막혀서
'너는 니네 아버지니까 이해할지 몰라도 나는 죽어도 못한다고. 나는 이렇게 못산다고 니 아버지 원하는데로 이혼하자고 했슴다
내가 지금 어떻게해주길 바라느냐고 물었더니 암말 못하고 미안하다고만 하는데 저는 또 '니네아버지 술안끊으면 시집 절대안간다고 말했슴다' 그래도 암말 못하는 신랑이 불쌍하지만 저 정말 그럴껍니다
하지만 추석이 다가오니 걱정은 되니 저 어쩌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