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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로 뒤덮인 손을 보며...


BY 속상녀 2001-09-19

문득 내손을 보게 되었다. 아리고 쓰라려서...
결혼 11년 살면서 나를 위해 내손을 언제
보았는지 모르겠다.
손은 어느새 뜯기고 갈라지고 상처투성이가
되어 그 고왔던 여인네의 손이 아니라 험상굿은
남자의 손이 되었네.
서른여섯해를 살면서 무엇으로 살았는지.
두아이의 엄마 남편의 아내로 그리고 시댁식구들의
며느리로만 살아왔던 지난날이 왠지 허전함을
느끼게 한다.
열심히 살고 살았지만 뭔지 모를 아쉬움.

요즘 남편은 말도 안한다. 물론 나도.
자기가 몸이 아프다고 또 자기 엄마가 위가 안좋다고
나한테 화풀이를 하는 것이다
내가 어떻하길 바라는지 모르것다.
11년동안 시댁뒷바라지만 하고 살았는데 뭘 또 어떻하라고
시아버지 시어머니가 서로 아프다며 5번의 수술 그리고
철없는 시동생의 금전적인 뒷차닥거리까지.
조금만 아프면 병원에 달려가는 시부모님들이 이제는...
그러면서 나보고 왜 정기 진단 안받냐며 성화다.
아들이 떼돈을 버는것도 아닌데 말이다
결혼생활동안 시댁에 들어간돈만 해도 몇천만원인데
아는지 모르는지.
이젠 두렵기만 하다
나도 내아이들과 남들처럼 안락하게 살고 싶다.
아내보다는 자기집 자기밖에 모르는 남편도 미워진다.

내나이 36
내손에 상처들을 어루만지며 살고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