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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버룻 남 못준다더니...술마시는 남편.


BY 맘아픈임산부.. 2001-09-21

신랑은 술쟁이입니다.
저랑도 술친구로 만났지요...직장동료로서...
주위사람들이 모두들 결혼을 말리면서 지버릇 남 못준다고, 술버릇은 고칠수 없다고 평생 그 고생 어찌 할거냐 했습니다. 가진것도, 배운것도, 좋은직업도 없는 남자와 맨몸으로 어찌 살거냐구요.
저희 아빠 술쟁이십니다. 평생 엄마랑 싸우며 살지요. 1년에 한두번은 사니마니 하면서요.아직까지도...그것 보고 자랐으면서도 저는 우리 신랑 택했습니다. 사랑했으니까요.후후후.. 그도 날 사랑한것 같았고...내가 살갑고 다정하게 사랑주면 그도 나아지리라 굳게 믿었어요.
하지만 그 믿음은 수없이 배반당하고, 실망하고, 절망하고...이젠 아주 질려서 포기할 단계에서, 이혼결심하던 찰라, 임신을 했습니다.
임신을 하고, 그사람 많이 나아지려 노력했고, 한두번을 술 마시고 날 속상케 했지만, 우리 아가를 생각해 그사람 용서하고 이해했어요.
그러다..엇그제부터 이유도 없이 또 술난리네요.
곧 드간다, 하구선 새벽....연락두절.
같은 직장이기에 아침 출근길에 화나있는 제게 내가 뭐 잘못했나?하고 술이 덜 깬 얼굴로 묻길래, 참지못하고 몇마디했지요.
그랬더니 욕설과 함께, 그럴수록 니손해다, 잔소리 집어쳐라, 등등..거칠게 운전하며 난리더군요.
아기가 꿈틀거리는것 보면서도 그인간은 술이 덜 깬 기운 이용해서 그럽니다. 내가 왜 이 부른배 낑낑대며 직장 다녀가며 돈벌어가면서 자기한테 그런 취급까지 받아야는지...도무지 서러워 참지를 못하겠네요. 한두번 느낀것두 아니였고, 그럴때마다 안살고 싶단 생각만 간절했지만..이젠 추상적으로라도 그런생각하기 무서워요..우리 아기가 있는데...그사람 좋은 아빠 될 수 있을까요?
평생을 자식들에게 원망만 산 울 아빠처럼 되는건 아닌지...
천덕꾸리기처럼 자기 몸 다 닳아가며 고생해도 결국엔 술취한 아빠한테 xx년 소리나 듣는 울 엄마처럼.. 나도 똑같아 질것만 같아서....결국은 내가 택한거고, 이렇게 될줄 몰랐던 나의 어리석음에...치를 떨고 있어요....
술만 안먹으면 200점인 우리신랑이, 술만먹으면 그 모든 잘하던 행동들 다 물거품되게 하는것...평생 참고 살아야나요??
여기엔 선배맘언니들 훨씬 더 많은것 같아요.
현명하신 분들도 많아 보이고....
휴~사실 행복이 맘속에 있는 건 가장 잘 아는게 나인데, 헛똑똑이다 보니 실질적으로 마음을 다스리질 못하고 있네요....
남편 술 끊게 하신 언니들 계신가요??
어쩌면 좋을까요?
아침부터 울어서 너무도 글이 횡설수설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