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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신이 서글퍼서...


BY 심란이.. 2001-09-21

결혼 5년차.
아들 둘 놓고 그냥 저냥 사는 애기 엄마예요.
가끔 왜 사나.. 싶지요.. 오늘이 그런 날이네요.
울 신랑.. 누가 봐도 모범적이예요.
땡돌이에. 술 안먹고, 애 이뻐하고. 너무나 효자이구. 자기 식구들 잘 챙기구..
단지. 흠이라면 어쩔 수 없는 부모의 가난땜에 돈이 없다는 것과 마누라에게 좀 많이 무심하다는 거죠.
결혼할때 전세 3000이었는데 빚이 2700이었죠.
수시로 없다고 말씀하시는 시부모님땜에 지금도 힘들지만,, 이젠 이해하려고 해요..
근데 울 아저씨가 저와의 약속을 안 지킨답니다.
없는 살림에 빚도 내 가며 주식을 1000만원 정도 했는데..
작년에 깡통찼어요.
각서까지 받았지만.. 요즘 또 하는 것 같아요.
시부모님께도 말씀드려 못 하게 했는데도 그 효자가 이 얘기만큼은 안 듣네요.
그렇다고 그거 하면서 잠시나마 딴 돈으로 마누라에게 선물을 하느냐..
아니거든요. 생일도 기억못하고 결혼 기념일..저와 관련된 대부분이 생략일때가 많아요.
제 잘못도 있죠.. 빚 갚는다고 아낄려고 저와 관련된 모든 걸 아꼈죠.
친정부모님 생신에도 5년만에 선물 사 드리고..
이젠 그런 것들이 모여서 가끔 절 무력하게 만든답니다.
도대체가 지고 사는 건 어디까지 지고 살아야 하는지..그리고 왜 내가 지고 살아야 하는지..
아이 핑계대고 용기 없는 제 자신이 좀 슬퍼요.
너무나 당당한 남편에게 적반하장이란 별명을 붙어놨어요
들여다 보면 집집마다 비슷하겠죠..
아무튼 좀 서글픈 밤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