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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게에 대해


BY 슬픈 하늘 2001-09-22

어젠 아이 운동회였습니다
남편에게 아이 운동회에 오라고 했어요(요즘 휴직상태)
김밥에 과일에 도시락을 먹는데 남편이
또 입을 비죽 거리데요

국을 안끓여 왔다구요
그랬죠
김밥 싸면서 국 끓여 오는 사람이 어딨어
먼저 집에 가더라구요
저도 얼마후 집에 오니 술을 사 오라 하더군요
남편은 무슨 말이든 술을 먹기전엔 절대로 안해요

꼭 술병을 껴안아야 얘기를 하죠

구석 구석 메모가 붙어 있더라구요
애들방에 청소 불량
냉장고 야채 박스에 머리카락
베란다에 정리정돈 안됨
아들없어서 나를 편하게 해줄수 없다

무슨 정신 병자도 아닌데
초등학생처럼
정말 어이가 없어서
살다보면 어질러 질 수도 있구
아이들이 어지를 수도 있지 않겠어요
우리 아이들은 남편 있으면 걸음도 함부로 못 걸어요
10년이 넘게 살았는데 살 수록 힘들고 정떨어져요
내 생각은 아무 필요 없어요
자기가 한 말대로 안되면 꼭 술 취해서 난리거든요
내 생각 조차도 필요 없는데 같이 사는 이유도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갑자기 차를 사러 가제요
내가 연말즘 차를 바꾸자고 했더니
지금 사서 추석때 타고 가면 된데요
(돈 주면 차를 바로 가져 오는 줄 알아요)

계획도 없구 미래도 없이 40년을 사는 남편이 한심 스럽네요
물론 친구도 없죠
언제 까지 이런 남자와 살아야 하는지
내가 한심 스러워져요
어제도 울고 잠 들었어요
내가 아닌 우리 남편이
허구헌날 운답니다
당연이 나는 눈물이 안나오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