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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은 남자도 고달프다.


BY 오~이런! 2001-09-24

예전엔 손가락으로 세어가며 기다리던 명절이었건만
요즘 명절은 주머니 걱정, 스트레스, 아이들 등쌀
힘들기만한 것이 사실이다. 그중에서도 단연 으뜸으로는
며느리들(와이프와 형수, 제수)이 벌이는 암중모색에서
비롯되는 게 현실이다.

몇년의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집안 편하라 마누라도
다독거려 보고 고추,잠지 안 가리고 이런저런 집안일
도와보지만, 말 못할 스트레스는 여전히 존재한다.

어머니, 재산도 없고 늙어가시며 자식에게 의탁할
이 분은 맞벌이로 바쁜 자식들 생각 안하시고 이것
저것 음식을 많이 준비하려 할 것이다. 며느리들
피곤하다며 은근히 자기들끼리 콩알댈 것이다.

차근히 사전에 어머니랑 상의하여 최소한의 준비와
최대의 편리함을 추구하면 좋을텐데, 꼭 어머니
앞에선 아무말 없다가 바가지만 긁어댄다. 어머니도
또 고집이 대단하다.

며느리들, 여기저기서 살다 모일려면 어느 넘은
일찍오고 어느 넘은 늦게 올 수도 있는 것이며,
손 놀림 재빠른 며느리가 일 많이 하고 애교많은
며느리 좀더 사랑받을 수 있는 것인데, 명절 한번
지나고나면 일을 더 많이 했다는 둥 아프다는 둥
잔소리를 입에 달고 며칠 지내야 한다.

내 가족이고 핏줄이니 좀 서운하더라도 일년에
몇번 대하지 않는 가족들끼리 제발 감정이 쌓아
둘 말은 참고 편히 좀 지내면 얼마나 좋은가.
지금은 여자들보다 남편들이 더 편하게 하자고
대충대충 넘어가려 한다. 왜? 그러는 게 마음이
편하기 때문이다.

또 명절 지내다보면, 남편들 입장에서 제일 듣기
싫은 소리는 "당신들 식구들만 보면..."식의 시집
비난하기이다. 어떻게 가족들이 만나서 어울리는데
자로 재듯 똑같이 분담하고 똑같은 감정으로
행동할 수 있겠는가.

아내들이여! 이번 중추절은 제발 부부싸움하는
계기가 아닌 그저 오랜만에 친족들 만나고
애들에게 사촌들과 어울릴 기회도 만들어 주는
계기로만 받아들이기를 바라는 바이다.

참고로 이번 명절에 임하는 결연한 자세를 나열해
보면,

첫째, 아이들은 내 손에서 벗어나게 하지 말자.
둘째, 손에 물 묻히는 거 과감하게 하기.
셋째, 돈 벌이 시작한 막내 넘에게 "조카들 양말이라도
하나씩 사서 점수따라"고 충고하기.
넷째, 어머니 단점 보일려 하면 재빠르게 화제돌려
점수 잃지않게 귀 열어놓기.
다섯째, 속 뒤짚여도 처가에 가서 동동주 넙죽넙죽
잘 받아 마시기.
여섯째, 마누라에게 '수고해줘서 고맙다'란 말을
시기적절하게 구사하기.
일곱째, 동생에게 괜히 말 편히 했다 제수에게
호박씨 까이지 말기.
여덟째, 뭐든 몸으로 때운다는 기본자세 흐트러지지
말기.

아후~~ 일일이 나열하자니 너무 많다. 이런 스트레스
명절 확 잊어버리고 어디 바닷가나 댕겨오면 좋을
것인데, 귀먹거리 3년, 벙어리 3년 남 얘기는 아닌
게 요즘의 풍경이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