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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영낙없는 속물인가봅니다.


BY 챠챠 2001-09-24


그냥 속상하고 괜시리 눈물만 납니다. 신랑한테 짜증이나 부리고...
부모님의 반대가 있었지만 내가 좋다고 해서 한 결혼인데 지금은
조금 후회가 되기도 합니다.

신랑집은 그냥 평범한 가정이지만 그리 넉넉한 집안은 아닙니다.
저희집은 형편이 조금 넉넉하였기에 엄마가 첫딸 시집보낸다고
혼수와 예단을 산다하는 집안에서 하는 것처럼 잘 해주셨습니다.
그런데 신랑쪽은 집하나 구할 형편도 못되서 지금사는 집은
저희쪽 외삼촌이 집을 빌려주셔서 살고 있습니다.

시어머님은 전세도 못구해주셨다고 많이 속상해 하시긴 하지만
이번에 시누 시집보내려고 준비하시는걸 보면서 솔직히 배신감마저
들었습니다.
저희는 올 4월에 결혼했구 시누는 곧 결혼합니다.
그런데 시어머님은 절 기준으로 제가 해온만큼 아가씨 예단에
혼수를 준비하시더군요. 제게는 항상 돈없다고 속상하시다고
거의 우는소리로 일관하셨는데 어디서 돈이 나셨는지 - 빚을 내셨
다고는 하지만 - 정말 해줄거 다해주고 계십니다. 300만원이 넘는
tv에 가스오븐렌지에 가구 일체까지......
물론 자기 딸이기 때문에 그러시겠죠. 잘해주소 싶은신맘
이해 안가는건 아닙니다.

그런데 어제 아가씨 살집을 시부모님과 신랑과 같이 방문했었습니다. 벽을 트고 주방, 농, 책장, 장식장 등등 집을 완전히 개조하고
있었는데 그 개조비용을 시부모님이 주셨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아가씨는 옆에서 자기네 집이 우리들이 살고 있는 집보다 좁다고 그랬는데 그렇게 얄미울 수가 없었습니다. 자기는 신랑 잘 만나서 아파트를 사서, 집 개조해서, 새로 시작하는데 집도 없는 저보고 그런소릴
하니 누군들 밉지 않겠습니까?

물론 지금 시부모님께 돈을 바라고 있지는 않습니다. 거의 포기했다고 봐야겠죠. 열심히 벌어서 우리손으로 집 장만하자고 신랑과 약속도 했습니다. 그래도 제 속에 있는 속물근성이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절 노려보는데 그냥 마구 속상합니다.
신랑은 제가 왜 그러는지 모른다고 하고 누워서 tv만 왠종일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신랑한테 괜한 짜증만 냈구요.

집안일이라 창피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해서 이런얘기 별로
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냥 가만히 있자니 속에 응어리가 맺힐거
같아 하소연할 곳을 찾아 이렇게 끄적여 봅니다.

저 정말 속물맞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