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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아프네요... 딸아이때문에...


BY 엄마맘 2001-09-25

저는 4살박이 딸아이를 둔 직장주부입니다.

결혼전부터 지금까지 산후휴가를 제외하고 집에서 일주일도 쉬어보지 못한 채 열심히 직장생활을 하고 있지요.

저의 딸아이 저랑 같이 있는 시간이 많지 않고, 할머니 손에 커서 그런지 아이답지 않게 영악합니다. 상황파악이 빠르다는 얘기지요...
(나쁘게 말하면 눈치가 캡입니다... -_-)

3돌이 채 되기전에 저 회사 안나가는 날만 기다렸다가 쉬는날 전날이면 어김없이 "엄마 낼 회사안가?" 하고 확인하던 아이...

어쩌다 다음날 출근해야 하는데 딸아이의 그런 질문을 받으면 전 거짓말을 할 수 없어 회사가야 한다고 말하고 "우리 아기 맛있는 거 사다 주려면 회사가야지... 엄마 일 열심히 하고, 맛있는 거 사올께..."라고 달래곤 했지요.

그렇게 아이를 단념(?) 시켰었는데, 어제는 갑자기 그러는 겁니다.

"엄마, 맛있는 거 안사줘도 되니까 회사 가지마..."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습니다. 요즘들어 부쩍 저를 찾는다 싶더니, 애꿎은 손톱만 뜯는다 했더니... 아이 마음이 엄마를 찾아 그런가 봅니다.

하지만 저의 사정이, 회사를 그만두기엔 여건이 안되거든요... 애아빠 자리잡기까지는 제가 아직 힘을 보태줘야 하는데...

전 믿고 있었지요. 딸아이가 이 다음에 크면 일하는 엄마 자랑스럽게 생각해 줄 거라고... 열심히 사는 엄마 모습 칭찬해줄 거라고...

그런데 지금 이 시점에서는 그게 아닌가 봅니다. 어쩌면 좋을까요? 아이를 위해 지금의 직장을 포기해야 할까요? 아니면 조금만 지나면 아이가 이해해줄 때가 올까요?

딸아이를 생각하니 일이 손에 잡히질 않네요... 가슴이 아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