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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달 우째 사나...


BY 막내.. 2001-09-25


저 막냅니다. 막내 며늘.

먼저 다가올 명절 잘 보내세요.
형님들 애 쓰시고, 몸도 마음도 고생하시지만 아랫동서들 아닌 것 같아도 힘드신거 안답니다. (아닌 동서들도 있나요?..^^...백에 하나것죠)

저 지금 고민이 있어서요.
울 아덜은 새 옷도 못사입히는데...지난주에 울 형님 둘째딸 백일이었습니다. 깜빡하고 전화도 못하고...어쩌나...
몇일전에 밖엘 나갔다가 아가방'을 들렸거든요. 추석때 한벌 사갈려구요. 아마 그날이 백일이었었나 봐요. 지난주까지는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깜빡증이 문제인지라...
그냥 보고만 나왔었는데...
어제 시댁에 전화해서는 그짓말로 옷 한벌 사놨다고 ... 들갈때 가져간다고.. 시엄마랑 통화만 하고 끊었는데...형님께는 좀 미안해요.

백일도 그냥 지나갔다 하는데...저희도 그냥 보내긴 했지만요.
...
형님도 울 아덜 옷한벌 사줬거든요. 한달전쯤에. 지금 8개월이 다 되어가는데 ... 둘다 임신중이라 시엄마가 서로 못만나게 했답니다. 혹여 해가 되지 않을까 싶어서....
그때 형님은 첨으로 울 아가 얼굴 보고 ....

그래도 백일인데, 글구 그 애를 전 첨 보게 되는데 옷 한벌로 될까요?
내의 하나라도 더 껴서 드려야 하는지...백일때 옷한벌 해도 되나요?
요즘은 반돈짜리 반지도 잘 하지 않는다해서요...저도 시댁서 백일때 받은건 하나 없지만...그래도 ... 어떻게 해야하죠?
이렇게 일이만원 가지고 고민하게 될줄은...처녀적이라면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고민인데...그져?...^^
..
또 추석 지나 몇일 있으면 시엄마 생신이신데...전에 보니 핸드백이 낡아도 넘 낡아서 그게 자꾸 눈에 거슬리는데...티켓이 있어서 그걸로 좀 합쳐서 핸드백을 살까 하는데 ... 생신선물로 그거 하나로 어떻게 지나갈 수 있을까요?

헌데 또 걸리는건 아마도 울 형님은 아무것도 안하시고...용돈이나마 좀 드릴지도 모르지만요( 11월까진 여유가 없다고 하셨거든요. 11월부터 용돈 드린다고 했다는데... 살림살이며 모든 걸 시엄마가 하시거든요. 둘째도 키우시고...형님은 직딩이고요)
헌데 만약 그냥 지나가는데 저만 드리게 되면 형님 입장이 좀 난처해질까봐...고민이네요.
..
같이 상의를 해라' 하실테지만. 저 솔직히 울 형님하고 대화하는거 싫거든요.

지나간 야그지만... 울 형님 시집와서 한번도 생신상 봐드린 적 없대요. 그러면서 저한테도 그런거 신경쓰지 말라고 해서 .. 저 그냥 그렇게 작년에 넘어 갔거덩요. 헌데 고모 입에서 나온 말은 그게 아닌지라..
넘 서운해하고...며느리가 잘못 들어왔네 어쩌네...심하진 않았지만 뜨끔했거든요. 저도 첨엔 왜 어른 생신을 안챙기는지 궁금했었는데... 시부모님이 원래가 안챙겼다는 형님말에....저도 그런 줄 알았쥐...요.
시부모님 자신이 어떻게 '내 생일이네' 하고 챙기겠어요?...같이 사는 며느리가 먼저 나서서 미역국에 쌀밥 해드리면 되는데...그런 것도 한번 안했다 하는데....
그래서 저번에 제가....' 그럼 올해는 제가 할테니 내년에 형님이 하셔요' 했다가 형님한테 혼났거든요. 형님 왈 " 동서 니가 차리면 큰며느리는 한번도 안 새줬는데 막내가 먼저 챙기네'하고 ... 나 욕 먹어얏!" 하시대요. 그러면서 챙길 생각 말라고...어찌해야 하남요?

저 작년에 결혼하고 ... 울 친정 부모님은 작게나마 우리 6남매중 빠지는 동생들은 있지만 그래도 모여서 집에서 식사도 하고 그러거든요.
다들 떨어져 살아도 휴가도 내고, 설에서도 언니네 5시간씩 걸려가며 휴가내서 와주면 울 엄마 넘 좋고 반가워서... 잠시도 부엌밖으로 나가지도 못하고 뭐든 해서 먹일라구...하는데.....그런거 보면 저 솔직히 넘 죄송해요. 시부모님께.
며느리가 둘씩이나 되는데... 생신상 한번 따뜻하게 받아보시지도 못하고...누가 걸게 하자는 것도 아닌데...울 형님 넘 생각하며 자로 재는 것 같아 말도 꺼내기 싫은데...
그냥 선물로 때워도 될까요?

시댁이 섬인지라...배삯이 좀 비싸거든요. 어른 왕복이 5만원에...그럼 둘이 10만원, 또 들어갈때 고기 한근이라도 사갈라치면 그냥 20만원은 깨지고...이번엔 아가옷이며...그럼 저희 담달 손가락 빨고 있어야 하는데..
월급 받아서...여기저기 쪼개다보면...겨우 먹고 사는데...
신랑 회사는 보너스 같은거 없거덩요. 아마 나오면 10만원 나올텐데...추석이니 시아빠께도 긴팔 상의 하나라도 사드려야겠고.....
시엄마 생신이지만...현금이 더 좋겠지만.... 있는 티켓 이용해서 선물로 해도 괜찮겠죠?

...
울 시부모님들 그런대로 좋으신 분들이라...
오늘 오전에도 전화하셔서는 저한테 김치 담그지 말랍니다. 친정서도 갖다 먹지 말구요. 시엄마가 담그신대요. 추석때 오면 저희 줄라고 배추 한단 사다 담그신다고...
오면 가져갈 것도 없는데 김치라도 가져다 먹으랍니다.
울 형님은 같이 사시니 그런 따뜻한 맘 받아보질 못해서 그럴지도 모르지만....울 시엄마 저한테 가끔 그리 해주시면 저 무지 고맙거든요. 8개월 되어가는 애 데리고 혼자서 김치 담그는거 쉬운 일 아니잖아요. 오늘이나 낼 김치 담글려고 했는데...그냥 일주일 버티고...맛있게 담궈 주시는 그 김치 먹을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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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시엄마께 저 잘해야겠죠?
..
이곳에서 글 읽어보면... 배부른 며느리들 불러서 김장처럼 김치 담궈서 시누들 준다는데... 그 시엄마를 울 시엄마께 보내서 업그레이드 시켜서 보내달라 하면 쪼매 나은 버젼 시엄마 될까요?...ㅎ.ㅎ

윗형님 되시는 분들은 아랫동서가 이럴 경우 어찌해야 좋으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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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많이 길어져서...정리가 되는지 모르겠네요.
제게 충고 좀 해주세요. 울 형님 맘 안다치게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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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웃으면서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