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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상하진 않지만 너무 아쉬워서......


BY 사이다 2001-09-26

아, 나는 왜 이렇게 속물 근성이 많은지 모르겠다.
사무실 거래처에서 지난 월요일 다녀 가면서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이야기 나누던 서류 속에 상품권 봉투를 넣어 주는 것을 보았다. 그 자리에서 나 되돌려 주고 마음만 받겠다고, 좋은 명절 보내시라고 인사 하고 보내 드렸다. 사실 부담 없이 받을 수도 있는 것이었다. 열어보진 않았지만 많아봐야 10만원 상품권일테니 말이야. 그런데 아직 그 분과 일을 하기로 결정한 상태도 아니고 해서 괜히 받기가 좀 부담스러웠다. 왜 상품권은 현금과 같이 취급되니 괜히 좋지도 않은 자리에 앉아서 내가 뇌물 받는 것 같은 느낌이 순간적으로 들었고, 그 분을 볼때마다 마음 한켠이 깨끗하지 못한 마음이 들까봐서 미련없이 돌려 드렸다. 문제는 며칠이 지난 지금에는 후회 된다는 것이다. 아, 그것 받아서 우리 아가 봐주시느라고 고생하시는 시어머니 구두라도 한 켤레 사드릴걸 그랬나 하는 생각과, 우리 아가 추석이라고 모자라도 하나 사 주고 싶어서 매장에 가보니 웬걸 모자 하나가 옷 한 벌 값이니(그동안은 친척들 것 얻어 입느라고 사실 내 손으로는 잘 사지 않았다) 자꾸만 물건거 간 남의 물건에 욕심이 생긴다. 아, 내 마음속의 속물 근성이여~ 가을 바람과 함께 떠나다오... 그래도 속은 좀 쓰리다. 다음에 또 주면서 얼른 받아야지. 그래서 나도 그걸로 생색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