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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은 시엄니


BY 막내며눌 2001-09-27

울 신랑은 7남매중 막내.
시엄니 마흔 넘어본 아들.
울 신랑 초등학교때 아버님 사업 망하고
곧 이은 아버님의 죽음
어려선 시골동네서 꽤나 살았다는데 남은건 빚
온 식구 모두 상경
대학다니던 시숙들 모두 학업 포기하고 공장 노가다로...
막내 중학교도 못보낼 만큼 가세는 기울고.
울 신랑 검정고시로 사관학교 입학하고 지금은 현역 장교.

처음 시가에 갔을땐 시가 식구들 태도에 엄청 놀랐다.
나도 울 집에선 이쁘고 똑똑한 딸이지만 여기선 그 정도가 아니었다.
너무 잘난 아들, 동생, 그 옆의 나는 너무나 초라하게...

집안 분위기상 그럴수도 있겠다 생각했지만 좀 심한듯...
그래도 울 시엄니, 시누 나에게 참 잘해주었다.

지방근무하는 탓에, 거기다 내가 직장을 다니면서 명절에도 못 가뵈도
어머님 서운하단 말씀대신 울 걱정 하셨다.
결혼한 자식들 부담주기 싫다며 결혼 안한 시숙과 사셨다.
울 시숙 사업(금도매) 하다 IMF로 그만 뒀다.
어느날 엄니 뵈러 갔더니 아파트 통로 입구에 붙은 관리비 연체비10만원.
그날 저녁 메뉴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꽃게탕. 냉동도 아닌 생물..
다음날 아침 머리맡의 양말 한컬레.
관리비도 못내실 만큼 힘드시면서 막내며눌 좋아하는 음식에...

이 글 읽으면서 나 욕할지도 모른다.
니 들이 많이 드리면 되지..
정말 많이 드리고 싶다.
그러나 이젠 세상에 안 계신다.
뭐가 그렇게 급하셨느지 아버님이 빨리 뵙고 싶으셨는지...
돌아가시는 순간까지 자식들 생각하셨는지 주무시다 돌아가셨다.
7남매 아무도 임종도 못지켜드리고...
그렇게 기다리던 막내 손주도 못 보시고


엄니 막내손자, 애비 꼭 닮은 막내손자 보고계시죠
싸우지말고 잘 살라던 어머니 말씀 지키며 잘살고 있어요.
행복하게 잘 살께요
엄니 보고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