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788

올캐언니...미안해 하지 마요~~


BY soon2063 2001-09-28

결혼 5년차인데 아이가 아직 없다. 불임전문병원 문을 두드려보니 별 이상은 없구 호르몬 수치가 안맞다고 그런다. 그래서 인공수정 4회에 미성숙난자채취 시험관 까지 해 봤는데...꽝이다.

지난 9월초는 엄마 제사였다.
엄마 제사때는 소원을 빌고 그랬는데, 올해는 빌지 않았다.
몇년을 빌었는데, 안 들어주는 소원을 뭐하러 매번...비나 싶어서..

큰올캐가 유명한 한의원이 있다며 같이 가보자 그랬다.
예약하고 2주일을 기다려 진맥을 받을수 있는 곳이었다.
사실, 한약도 엄청 먹어보고, 점 보는 데 가서(시엄니 손에 끌려)자식운도 보고 그랬었다.

진맥....그래 다른곳이랑은 좀 다른 걸 느꼈다. 아주 세심하게 이리저리 짚어보더니
"스트레스가 원인이야..그런데 스트레스가 최근에 생긴게 아니고 성장기때 받은 스트레스 때문이군. 머리로는 이해하자고 누르고 눌러 주입시켰는데 몸은 받아들이지 않아 몸의 바란스가 깨진 경우이군. 이 몸으론 아이를 싶게 가지기 힘들거 같은데? 혹 병원은 다녀봤어요? 다녔음 병원에선 뭐라고 그래여?"

와 ~~~놀래서 자빠라지는줄 알았다.
사실 어머님 일찍 여의탓으로 큰오빠네 집에서 학교다니고 했었는데, 큰올캐 성격이 유별나 나 눈치 많이 보며 자랐다. 말로 다 읖을 수가 없을 정도이다. 하지만 나에겐 거기 외엔 다른곳을 선택을 기회조차 없었으니 늘 나를 누를수 밖에 없었다.

갑자기 큰올캐가 눈물을 흘렀구, 나도 따라 울었다. 엉엉....
선생님은 내가 대단해 보인단다. 남들은 이 정도의 신경성이면 벌써 어디가 고장났던지 아님 성격상 좀 꼬여 잇어야 되는데...참하게 잘 컸네요 하신다.

무신...자기가 점쟁인가 싶더라. 하지만 내 주민등록상이랑 실제 생년월일이 틀린이상 진료카드에 적힌것은 주민등록상인데...점장이는 아니지요?

내 눈치보고 자란것이야 주위에 있었던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이지만,
지금 이 싯점에서 난 올캐 원망하지 않기로 했다.
내가 시집와서 생활해 보니, 그 가난에 부딪혀 나름대로 살아온 올캐언니가 고마워 보인다. 없는 집에 시집와서 초등학생 때 부터 중3까지 델구 살았으니..

언니야~~ 아이가 늦는것은 내 팔자이지 언니 탓이 아니야.
그리고 자라면서 나름대로 스트레스 안 받고 자란 사람 있겠어?
보약 지어 준거 너무 고마와~~ 정성껏 시간맞춰 먹고 있어.
조카 올해 고3에 대입준비에 학원비며 아이 용돈이며 많이 돈 들어갈텐데 고모가 되어가지고선 등록금 한번 못 줬네... 대학 등록금 100%는 힘들겠지만 나름대로 모으고 있으니 쬐금 보태줄께.

고히 자란 막내딸이 없는 우리집에 시집와서 정말 고생한거 나 이제야 조금씩 이해하고 있어. 나도 막내이니 철이 늦게 드나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