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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하신 윗동서님


BY 열받는 동서 2001-09-28

아! 어머님 제사요 추석이요 명절이다.
그런데 내 마음은 정말 똥밟은 기분이다.

우리 시부모님들 일찍 돌아가셨는데
해마다 산소 벌초는 우리신랑몫이다.
그래, 멀다 치자.
하지만 10년이 넘도록 벌초한번 안한다는건 좀 심하지 않은가.
그러고도 자기들이 제사 지낸다고 무척이나 유세다.
더러워서 내가 맡고싶을 지경이다.

며칠전 어머니 제사였다.
나 결혼하고 첫제사라 서울까지 낑낑 올라갔다.(요건 당연한 도리)
하지만, 상이라고 차려놓은 모양이 정말 우습지도 않았다.
떡도 사오고, 전도 사오고, 나물무침도 사오고....
돈이 많은지, 마트가 많은지... 뭐든 다 사다날랐다.
제사상에 오른 생선.....완전 오목한데다가 모셔놔서 생선 허리가
휠 지경이다. 죽어서도 고생이다.....
서울에 울 신랑 사촌 형제들 많이 살아서 첨엔 우리 시부모 제사에 다들 참석들 했었더란다.
근데 이젠 아무도 안온댄다.
차려놓은 상을 보니 이해가 갔고, 우리형님 하는 양을 보니 나도 다시는 안가고 싶어졌다.

그러고도 제사상 차렸다고 유세다.
글구 자기는 자기살림 남이 손대는거 아주싫어해서 자기 딸도 손도 못대게 한대나...그러면서 나는 설겆이도 못하게 한다.
난 설겆이 잘하는데....
하고 싶은데.... 그래서 나도 유세좀 떨고 싶은데.

그 집가서 제사지내고 설겆이 한번도 안했고 물먹느라 냉장고 연것 말고는 없고, 반찬뚜껑하나 못만져보고 왔다.
손도못대게 해서.....

글구
그녀는 오랫동안 아버님 묘 이장껀에 대해서 '우리가 알아서 할테니까...' 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달고 살아왔다.
뭔말이냐고?
얼마전 공동명의로 된 땅 분할을 했는데...
그 땅에 아버님 묘와 누군지 알수없는 무연고 묘가 두기,
총 3기의 묘가 있었는데 우리보고 그땅 가지란다.
대신 만약 그 땅을 팔게 될시 아버님 묘 이장은 자기가 알아서 한다고.

그랬던 여자가....
우리에게 굳이 필요없는 그땅을 팔아서 계획했던 일을 하려고 부동산에 내놓았는데 아버님 묘는 어쩔거냐고 묻는다.
자기네가 장손이니 반은 부담하겠다며.......
기가 막혔다.... 그럴려고 우리보고 그땅 가지라 했나.
무연고 묘도 신문공고 낼려면 줄잡아 몇백 드는걸로 알고있는데
거기다 아버님 이장료 까지 반을 내라구?
차라리 내가 아버님묘 이장해 드리고 해드렸다는 말이나 듣지싶어서
내가 제안을 했더니...자기가 장손인데 어떻게 그러느냐한다.
그러면서 니네 땅이니 무연고는 니네가 알아서 하랜다.

나같음 입이 치사해서라도 그런 말 못한다. 형제간에....

애초에 묘가 들어오면 골치아픈 땅 되는거 계산하고 미리미리 손을 쓰신 부지런하신 우리형님.
자기네도 땅판다 했더니 우리 시누가 몇푼 달라 했댄다.
근데, 제사 참석 한번도 안하면서 자식이라고 , 형제라고 돈내노란다며 삐죽거린다. 한푼도 안준다면서.

??.....
안오는게 낫지. 죄다 사다가 차려논 제사상 와서 보면 속이나 상하지. 제사상 차리는데 30분도 안걸렸다며 다음부턴 천천히 오라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우리형님.
멀고먼 강원도 자기친정에 몇시간 걸려 간다면서
고작 세시간 걸리는 시부모 산소는 10년이 넘도록 성묘한번 안오는 대단하신 우리형님.
그러고도 자기는 제사지내니 할도리는 다한다는 당당하신 우리형님.

우리신랑 자기형수 엄청 싫어하고 더불어 그녀를 방치하다못해 동조하는 아주버님과는 아예 말도 안섞으려 한다.
휴- 나는 형제간에 그럼안된다며 융화책을 유도해왔으나
이젠 중단하련다.
나는 일방적으로 끝없이 배풀줄 아는 아량이 없는 여자인가 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