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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지금 한 잔 한당


BY 유리구두 2001-10-02

후후
나 지금 한 잔 한당

추석 나흘전 맹장 수술 하신 시엄니 애 둘 델고 간호하랴 추석 준비하랴 정신없이 바빴는데 오늘 밤에 겨우 내 시간을 찾았다
남편은 친구 만나서 한 잔 하고
난 아컴과 함께(?) 한 잔 하고...

등려군 노래 틀어놓고 걍 암 생각없이 시름없이 이 시간을 즐기면 조으련만... 눈물이 자꾸 난당

난 술에 약하다
한 잔 만 마셔도 벌개진당
그래서 잘 안마신다
하지만 지금은 술 없음 못견디겠다

왜냐?
어휴~~~~~~~
왜 그런지...시엄니란 사람은 왜 그런지...
사랑하는 신랑 엄마라고 내딴에는 친엄마처럼 대한다고 내 할 도리는 다 한다고 하건만
울 엄마랑 넘 다르다

오늘도 추석 차례 지내자 마자 병원에 전이며 떡이며 고기며 싸들고 갔다
평소에도 은근히 친정돈 바라시는 시엄니
입원해서 그런가 부쩍 더 심하시다
옆병상에(이인실) 아지매 있건 말건 하실 말씀 다 하신다

시아버님 반지 해달란다
글구 이것두 저것두 해달란다
젊은 사람은 미래(?)가 있으니 늙은이들 다 해줘도 괜찮단다

내가 왜 못해주겠냐?
다만 그눔의 돈이 문제지...

우리 형편 뻔히 안다
친정에서 돈 빌려서 신랑 총각때 빚진거 다 갚고
사업하다 망한거 또 친정에서 해결해 줬다
그러다 몇천 빌려서 가게 시작한 거다
그거 이제 겨우 이년 됐다
거기 투자한다고 우리집 삯월세다

근데 주인이 집 내놓으라고 해서 이달안에 이사 가야 한다
앞이 막막하다
요새 이돈으로 이만한 집 구하기 힘드는데...

친정에선
내가 전세집만 마련해도 효됴하는 거란다

근데
시엄닌 그런건 다 무시한다

오늘도
줄줄이 일일이 나한테 말씀하신다
몇째 딸이 얼마 줬니
몄째 사위가 얼마 줬니
그런걸 내가 알고 있어야 한단다
내가 왜 알고 있어야 하는지 ...
난 결혼 후 친정에 돈 한푼 준 적 없는데....

속상하다
그런 시엄니 보니까 앞날이 뻔하다
이사 문제로 맘이 억눌려 있는걸 알기나 아는지...

늘 쪼달리다가 그래도 신랑 피붙이라고 올만에 시누들이랑 형님네 선물을 샀었다
양말하고 달랑 팬티지만 우리 형편엔 정말 크다
시어른들 선물도 따로 해야하고 돈도 드려야하고
병원비도 드려야하고
그래서 조카들 즉 시누애들하고 형님 애들 선물은 안했다
울 시엄니 나보고 조카들 시엄니 대신 용돈 좀 주란다
화난다
걍 당신이 하고픈거 나한테 다 넘긴다
잘 하면 길바닥에 나앉게 생긴 나한테 말이다..
게다가 그런 말은 신랑 없고 나 혼자 있을때 하신다
글구
시엄니의 친정에 잘 안갈라고 하는 울 신랑
안갈려고 하는 이유가
나하고 결혼 한 후 변해서 그런거란다

내가 결혼전에 어땠는지 못봐서 잘 몰겠다 했다

하지만
기가 찬다

우째 이런 일이...
형님 바로 한 동네 있는대도 내가 두분 더 챙겨드렸건만
내가 만만한가 보다

울 신랑
이런 내 우울한 맘 알까?
잔소리하기 싫어서 웃는 낯으로 밤1시까지 오라고 보냈다
보내고 나서
술 없음 나 못 견딜것 같았다
그래서 마셨다
친정 부모님께 효도 하는셈 치고 확 엎을뿔까?
(울 아버지 나보고 내가 행복해진다면 머든 받아준다 했다)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