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837

48089번 슬픈이님 슬퍼마세요.


BY still...... 2001-10-02

님의 글을 보며 정말 가슴이 아팠습니다.
몇년전 제가 님과 비슷한 상황을 겪었거든요.
세상 모르고 학교 졸업하고 금방한 결혼이라 더더욱 이겨내기 힘들었습니다.
친정부모님들 상처받을까 목숨 걸고 모르게 하려는 제게 오히려 그 점을 약점처럼 이용하려는 시부모님 정말 혐오스러웠구요.
지금 시간이 지나고 정말 미친척 참고 지내온 세월이 스스로도 미련하고도 장하다고 느껴집니다.
그리고 내 아이에게 내 고통이 두배,세배의 복이 되어 돌아가라리 믿어봅니다.

다행히 남편분이 죄는 미워하되 인간은 기회를 한번 더 줘도 됨직한 분같으니 기회를 더 줘 보세요.
저도 철없던 시절엔 남편의 외도를 참고 넘기는 여자분들 이해할 수 없었고 자존심도 없나 싶었어요.
제가 그 비참한 상황을 겪고 보니 자존심 아니라 더한것을 내놓고서라도 지켜야할 내 아이가 있고 보상 받아야할 남은 내 인생이 있더라구요.

힘내세요.
그리고 남의 눈에 피눈물 흘리게 하는 그런 쓰레기들 잊으세요.
님이 저보다 현명하고 강인한 분이셔서 그런 인간 말종을 응징하실 수 있다면 더 좋겠지만 그 과정에서 님이 흘릴 눈물과 피멍이 더 염려되네요.
원수는 남이 갚아준다는 무책임한 옛말을 억지로 믿으면서 저처럼 우매한 곰처럼 살아보세요.
머리가 나빠서 그런지 다시는 이렇게 평범한 일상이 내게 돌아올 것 같지 않더니 거짓말같이 덤덤해지네요.

물론 오늘밤은 가슴이 벌렁대고 남편의 다정한 얼굴에 침을 뱉고 싶겠지만요.
님 맘도 상하셨을텐데 몸까지 상하지않게 조심하세요.
아이가 있다셨는지 기억이 안나지만 있다면 세상 모든 추한 것들로부터 지켜주려면 님이 힘 내셔야한다는 것 잊지마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