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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밤에.


BY 재미없는여자 2001-10-03

내가 이혼을 말하지 않는 이유는 우린 서로가 그다지 피해를 주지 않고 살고 있기 때문일 거다.

근데 오늘 문득 그사람이 뒤집어 벗어놓고 나간 양말을 쳐다보면서 너무 재미없는 삶을 살고 있는 것도 과연 이혼의 이유가 될까 생각해본다. 남편이 바람을 핀 것도 사업에 망한것도 도박빚을 진것도 아니니 혹 나를 복에 겨워 그런 여자로 볼 지 모르겠다.

신혼초 쌀이 떨어졌다 그랬더니 자기는 집에서 밥도 제대로 먹지 않는데 왠 쌀이 그리 빨리 떨어지냐 그랬다. 몇 번을 그리 듣다 보니 짜증나 그 뒤론 그냥 내돈주고 산다.(맞벌이). 우유값 왜 이리 많이나오냐 그래서 내돈 내고 우리 딸 날 때부터 천 기저귀 않쓰냐는 말에 존심상해 내돈으로 기저귀 산다.

쓰다 보니 내가 이상한 성격의 여자가 돼어버린것 같네요.

오늘 휴일. 남편이 아침부터 잠시 가볼 때가 있다 나가더니 금방전에 들어왔습니다. 지금은 또 자네요. 코 골면서. 평소때 남편 귀가 시간에 전혀 신경쓰지 않고 살아왔는데 오늘은 왠지 짜증이 납니다. 추석연휴 시댁서도 별 스트레스 없이 잘 갔다왔는데...
아침설겆이, 점심설겆이, 저녁설겆이가 씽크대에 가득 있고 나흘 추석연휴 빨래가 세탁기속에 화장실욕조속에 가득이고... 할머니, 할아버지 밑에서 응석만 잔뜩늘어온 울 딸 집안을 엉망으로 해놓고 말도 안듣네요. 왠종일 누워서 TV만 보았습니다. 손끝하나 까딱하기 싫은 날입니다. 내일아침 7시 20분에 출근해야 돼는데..이제는 청소를 시작해야 겠지요.

앞뒤없는 넋두리였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