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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만 손이 올라가는데..


BY soda2001 2001-10-04


안녕하세요!
내 이야기를 막상 옮기려니
솔직히 "창피"합니다.

전 맏딸로 자라 4년전 연애결혼하여, 10개월 구여운 아들이
하나 있습니다.

신랑은 부산사람이며, 맞벌이 부부죠.
결혼초엔 경상도 사람이라해도 재미있고,
와이프도 그런데로 위해주고, 전에 한번 싸울때 심하게 애기한게 "확 죽여버린다고 한번했었고...
부부가 살면서 다 좋을순 없지만, 서로 노력하며 살아가야 겠지요.

그러나 문제는 아이를 낳고, 나를 대하는 태도가 "막 대한다"라는
느낌이 들어요.

내가 신랑하는 처사에 화가나서 참고 있으면, 뭣때문에 인상쓰나며
되려 신경질내고, 또 성격을 아니깐 좋은말로 하려해도, 자기가
기분나쁘면 "에이 씨! ~어휴 이걸 확!" 하며 손을 듭니다.

이번 추석엔 어머님이 올라오셨는데, 아파트 앞동에 사는 외삼촌네
일손 거들어 드리고, 어머님이 같이 목욕탕에 가자고 해서, 갔다온다고 하고, 아기 밥먹을 시간됐으니 먹여야 한다고 챙겨주고 가려니까
"그런걸 꼭 숙지시키려고 하냐? 너는!"하며 신경질을 내더군요
아니! 그걸 이야기 안하고 가면, 그래도 한시간이 넘게 걸릴텐데,
아기 우유는 먹였는지, 어떻게 해야하는지 모르니까 알려주고 가려는건데.... 결국 목욕탕에 못가고 아기 밥챙겨 먹였죠.

그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밥하고 찌개하고나서 목욕탕에 가는데(신랑은 이미 일어나 아이와 놀고 있음-이불속에서...) "너! 나한테 목욕탕 간다고 하고 가는거야?" 하며 화내더군요. 그래서 나도 전날 "건"때문에 화나있던차에, 무슨애기를 하냐고, 뭘이야기를 하면 신경질을 내고 한는데, 무슨이야기가 하고 싶겠냐고 하니까, "아휴 이걸 확! 하며, 또! 손이 올라가더군요.

그렇게 별거 아닌 일로 손이 쉽게 올라간다는게 너무 화나고, 나를
그렇게 쉽게 생각한다는게 화납니다.
결혼해서 더 잘해주지는 못할지언정....

신랑과 저는 회사가 같은곳이라, 출.퇴근을 같이 합니다.
회사가 멀어 일찍 퇴근을 해도, 7:30분 동네아줌마가 보고있는 우리아기를 데려오면 8:00, 8:30분정도 됩니다.
왠만하면 집에서 밥을챙겨먹죠. 찌개나 국을 끓여서...
아기 간식도 먹이고, 가능하면 아기 죽도 끓여주고...

신랑은 워낙 깔끔해서(참고로, 체격이 아주 마르고 날카롭게 생김. 셩격이 매우 예민함) 집에오면 매먼 거실등 닦고 또 닦습니다.
아기랑 놀아주기도 하고, 하지만 내가 밥하고 반찬이나, 찌개등 하고 먹고, 또 치우는 동안은 부엌일은 도와줄 생각은 안하죠.
되도록 할수있는 데까지는 나도 하려 애쓰는데, 아이가 울거나 보챌때도 자기보담 내가 더 잘 달래주고 재우는데, 우는한이 있어도, 설겆이 자기가 안하고, 아이를 나에게 주지안죠. 내가 설겆이 도중에 가서 달래는 한이 있어도...
이야기를 몇번 해보았는데, 별로... 신경질만 내더군요. 그정도도 안한다고...

난, 힘든거보담 우는 아이가 애처러워 그러는데...(남에집에 맡기는
처지라, 난 집에오면 살이라도 부비고 싶고 놀아주고 싶은데, 해먹고 치우느라 시간다가고 막상 안아보려면 아이는 자려고 칭얼대고...)
시간이 아깝습니다.

그래도 재미있게 살아보려 애쓰고, 아이를 낳고 나에게 별로 관심을 안주는 신랑(원래 아이를 싫어했다는데, 아들을 너무 이뻐함)에게
애교도 부리고, 그래도 이 사람과 살려고 결혼했는데, 실패안하려고
나 딴에는 기분이 흐지부지 하다가도, 다시 기운내서 노력한답니다.

그러나, 나도 사람인지라 노력한다해도 이처럼 별일아닌일에
손이 자꾸만 올라가는 남편에게 이제는 결혼이라는게 "회의"로만
느껴지고, 집에같이 가도 한공간에 둘이 있다는 자체가 너무 싫고
괴롭습니다.

아예, 남편을 의식안하고 다른것에 미쳐, 살고 싶어요.
집에들어와도... 폭 빠져있을만한....
어쩔땐 바람도 피고 싶어요...(안돼겠죠.ㅎㅎ.그건 저도 알죠..)

그리고 전 결혼 4년이 되도록 남편과의 부부관계에 한번도 만족하지
못한답니다.
신랑이 별로 맞추려고 하지 않는거 같아요.
자기만 만족하면 된다는 식이고...
신랑이 좀 비위가 약한편이라........
상대방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걸 알아도
무조건 쑤시고 들어오려고........
그리고 끝나면 ... 다죠...

그렇게 살았답니다.
이야기도 해보았지만, 자존심 상한지 별로 대화를
하지않아요..그부분에선...
아이를 낳기전엔 심각하게 이야기도 해보고 울어도보고, 친구에게
이야기도 해보았지만..
그래서 분만할때도 자연분만을 원했죠. 결국 자연분만이지만,,

하늘을 봐야 별을 딴다고, 아이를 낳고 보니 이젠 남편이
별로 생각이 없나봐요.
나도 이젠 별로 하고 싶지 않아요. 치사하기도 하고,
어짜피 해도 별 성과도 없고....

이런 문제들이 있는데, 그래도 서로 대화하고, 노력하며 즐겁게 (때론 싸우기도 하겠니만) 살려고 해도 요즘같이 이런 남편을 볼때면
이부자리도 따로하고 살고 싶어요.

남편은 욕도 잘 한답니다.
운전할때는 "개새끼, 개같은놈, 씨발놈, 개같은년, 씨발년, 좆같은년.놈등등....)
남자라면 해야할때 하는건 이해하는데, 부인이 듣고 있는데도,
꺼리낌없이 늘어놓을때면, 진저리 처지고, 남편이라기 보다는
뭐 저딴게 다있나 싶을 정도에요. 존경까지는 아니라도 남편이면
와이프 보다는 더 너그럽고, 이해할줄도 알고 안할말 할말 가릴
때는 가렸으면 하는데, 메너를 떠나 너무 입이 더럽다 생각이
들어요. 이런 글을 옮기면서도 저 자신도 부끄럽습니다.
내 얼굴에 침뱉기란말이 생각나구요...ㅠㅠ

여기까지 타이핑하면서도 생각이 다시 드는건, 이따가 집에 들어가서
보기 싫고, 말하기 싫은 신랑이지만, 우리 아이와 어떻게 하면 조금더
지혜롭게 잘 살수 있을까 하는겁니다.
답답하여 두서없이 많은 글을 옮겼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저보다 삶에 경험많은 언니들 동생처럼
이야기 해주세요. 저 맏이라 언니가 없답니다.
큰언니에게 듣듯 조언 해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