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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덕스럽고 자기 중심적인 형님 모시기


BY 동서 2001-10-08

저는 형님때문에 가끔 머리가 아픈 사람입니다.
구구절절 사연을 쓰려고 했는데 미리 맥이 빠지는 군요.
형님은 변덕이 심하고 자기 중심적입니다.
이번 아버님 생신에도 자기가 화났다고 오지도 않고, 아주버님도 덩달아 오지 못하게 하더군요. 생신에 모인 식구들은 각자 화를 참느라 안간힘을 썼죠.

물론 이런 식으로 일을 처리하는 게 처음은 아닙니다.
화가나면 남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고 자기 맘대로 해석하고 행동해버립니다.

이번에 화가 난 것은 9월 둘째 주에 형님네 이사를 했다고 시부모님 오시라고 해서 식사를 하기로 했답니다. 형제들은 잘 안 불러요. 특히 시누들은. 그런데 시누가 어떻게 오빠네 이사간 걸 모른 체 하느냐고 가보자고 했더니 마침 부모님이 오시기로 했다면서 외식을 하쟀답니다. 그러면서 다들 연락을 하라고 했대요. 그게 하루 사이에 일어난 일입니다. 그런데 저희 부부만 고향에서 떨어져 살거든요. 시어머님이 멀리사는 막내는 부르지 마라, 추석에 또 오는데 하면서 연락을 하지 말라셔서 막내 시누가 저희에게는 연락을 안 했답니다.

그걸 가지고 왜 형님네 집들이인데 안왔냐, 몰랐다니 섭섭하다. 왜 시댁에서는 막내네 힘든거만 생각하냐 뭐 이러면서 난리가 났습니다.
하여튼 제가 볼 때는 화를 낼 일도 아닌 걸로 온 집안을 발칵 뒤집에 놓고는 10년 전 일까지 끄집어 내서 이러쿵 저러쿵 분란을 일으키더군요.
급기야 2주 후에 있던 아버님 생신날 시댁 식구들 보기 싫다고 안 온 겁니다. 동생들이 와서 밥이나 먹으라고 두 번이나 전화를 했는데도 오히려 언성 높이고 화를 냈다나 뭐라나.

우리는 졸지에 영문도 모르고 황당했습니다. 처음에는 왜 화가 났는지도 모르고 눈치만 보고 있다가 나중에 이유를 알고는 정말 마주치는 걸 피하게 되더라고요.

형님은 화가나면 위 아래가 없습니다. 어머님도 가끔 이런 식으로 당하시고는 이제는 나이 먹어 서럽기만 하다면 막내 시누 있는 데서 눈물을 흘리셨답니다. 얼마나 화가 나던지.

추석에는 시누들이 없으니까 오긴 왔는데 와서도 잘못했습니다 하는 구석이 하나도 없고 시어머님께 다다다다 할 말 다 하고나더니 다시 기분 좋은 사람처럼 앞치마 두르고 일을 하더군요.
저 한테는 눈도 안 마주치고. 공연히 시어머니 흉보려고 빈정대기나하고.

변덕이 사라지면 또 자기 딴에는 잘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람이 워낙 기분 맞춰주기 어려우니까 다들 나가 떨어졌어요. 큰 며느리야 어느 집에서든지 어려운 자리니까 마음에 부담이 많은가보다 하지만 우리 형님처럼 행동하는 며느리도 드물지 않나 싶습니다.

시누들은 10년 가까이 겪어보고는 다들 상대하기 싫다는 식이고요,
어머니도 건드려야 좋은 소리 못듣는다고 포기하셨습니다.
저는 아랫동서로서 어떻게 행동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