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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슬프다.


BY 탄생0403 2001-10-22

우리 여자들은 스스로 강하다고 말한다.
아이를 출산한 모성은 더욱 강하다.
난 직장생활을 하거나,어느 힘든 일을 할라치면 문득문득 두렵고,무서은 생각이 들지만,내 아이를 생각하면,내가 아이를 낳았을 때의 그 때를 생각하면 정말이지 못할 일이 없다.

우리 여자들은, 요즘 우리 여자들은 교육의 혜택을 많이 받았다.
어머니 세대가 겨우 초등교육을 마치던 그런 때랑은 차원이 다르다.
학창시절이나,사회생활하던 그 시절 그렇게 똑똑하고,자기주관 강하던 우리들은 한 남자를 만나면서부터 종속되기를 원한다.
직장을 포기하고,한 남자의 여자로서 최선을 다한다.
나 또한 그랬으니까....

임신을 하면서 거짓말 안하고 난 매일 아들을 낳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병원다니는 내내 차마 두려워 아이의 성별도 묻지 못했다.
출산일 3일전에 아이가 딸이라는 사실을 알고,병원 휴게실에 앉아서 펑펑 울던 생각이 난다.
왜 그랬을까? 딸이라는 서운함도 있었겠지만,여자이기 때문에 내가 느꼈던 서러움이 한꺼번에 밀려왔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난 아직도 정확히 내가 왜 그렇게 서럽게 울었는지는 잘 모른다.

병원을 퇴원해 집으로 오는 길에 품에 안은 아이를 보고 또 한번 울고 말았다. 나를 보고 웃는 아이에게 미안함...
아들이면 더 이뻤을까? ..... 아닐것이다.

우린 아주 소중한 걸 잊고 사는거 같다.
생명에 대한 존엄성.... 딸이라 덜 소중하고,아들이라 귀한 것은 아닐것이다.

이제는 아들은 아들로서,딸은 딸로서 인정해 주었으면 한다.
물론, 아들이 있어 행복할수도, 딸이 없어 서운할 수도 있다.
이제는 아들이 있어 남한테 큰소리 치고, 딸이라서 기가 죽는 그런 세태를 내 아이에게는 주고 싶지 않다.

내 아이가 먼 훗날 산부인과 휴게실에 앉아 펑펑우는 그런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나의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