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444

애기에겐 미안하지만...걍 우울하네요..


BY 외로워요.. 2001-10-23

그냥 마음이 허전해서 몇 자 올려봅니다..
전 몇 주 후면 바라고 바라던 첫 아이를 낳게 됩니다..
그 생각을 하면 기쁘기도 하면서 한편으론 이유없이
불안하고 걱정도 됩니다..

어제는 좀 우울해서..여기저기 쓸데없이 전화질을 했슴다..
왜 그냥 누구하고라도 이야기하고 싶고 그런 기분 있잖아요..
친구들은..모두 애기가 한 둘,다들 정신이 없는지
예전같지 않은 느낌이더군요..
결혼해도 상큼하게 살 것 같던 친구,
오랫만의 전화에서 부정적인 의미의 아줌마..
애 하나 키우면서 세상을 거짐 다 안것 같은 말투...
아직 결혼 안한 친구는 뭔가 날을 세우며 사는 느낌..
그냥 서글퍼요..
뭔가 얘기를 막 하고 싶은데..
남편 이외에 마음을 나눌 사람이 점점 적어진다는 사실이
좀 그렇습니다...

오랜기간 공부만 하던 남편이 드디어 자기 자리를 잡기 시작했고
기다렸던 아기도 생겼고 곧 낳을 것이고
부모님과 살면서 좀 힘든 점도 있지만. 그냥그냥 이해가 되기 시작했고..암튼 별 문제는 없는 것 같은데 마음 한구석 허전한 것은
왠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냥 친구가 그리워요.
옛날,중고등학교적 친구들..늦게늦게까지 남아서 얘기하고 놀고..
그래도 헤어지기 싫어서 느릿느릿 정류소까지 걸어가고..집에 가자마자 전화하고..사춘기도 아닌데 그냥 그 시절의 그 친구들을 아쉬워하게 됩니다..

난 친구나 친구 남편이 잘 되면 진심으로 축하해 줄 수 있는데..
제 혼자만의 생각인지는 모르지만 울 남편이 공부할때는 좀 안되게 보더니 막상 잘 되니까 축하보다는 약간 시샘어린 시선을 보내는 친구들에게 너무도 섭섭함을 느낍니다..
남편이 잘 안되는 애는 우리 신랑 취직한걸..
애기를 못가진 애는 제 임신에 배신감도 느꼈다나..
내가 못된다고 해서 자기들이 잘되는 건 아닌데..
갈수록 더 그렇게 친구관계가 변하게 되는건지..
이제 나의 친구란 우리 애기친구의 엄마나 가능한건지..

아무때나 부담없이 전화해서 수다떨고 속상한 얘기하고 자랑도 하고..그래도 웃으면서 서로 주고받고 할 수 있는 친구가 정말 그립습니다..
-그런 친구가 아직은 몇 명이라도 남았다는거에라도 만족해야겠지요..-
그리고,아직 자리잡지 못한 남편을 둔 친구들이 빨랑빨랑 자리를 잡았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아기를 못 가진 친구도 언넝언넝 임신하구요..

그리고 이 허전한 마음..오늘이면 다 날아가버리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