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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게 뭔지... 돈이 뭔지.... 죄다 웬수로다


BY 적자가계부 2001-10-26

한때는 세상이 만만하기도 했었다.

내 인생에 돈은 그다지 크지않은 중요하지도 않은 그저 사는데 조금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하는 철부지였다.

그래서 나보다 못난 동창생이 지 주제는 모르고 좋은 조건 - 거의

신랑의 경제력 - 따져 맞선보러 눈썹이 휘날리도록 다닐때 대놓고

욕도 했었다.

그런데 사랑만 가지고 땡전한푼없이 한 결혼 7년째....

아이 둘데리고 매달 적자는 커져만 가는 가계부에다 변변한 외출복

한벌없어 철바뀔때 친정엄마에게서 한벌씩 얻어 입어야 하는 한심한

처지가 되다 보니 그 옛날 조건 찾아 결혼한 동창생이 참으로 현명

하게 느껴짐은 내가 생각해도 참 슬프다.

동창회 안나간지 벌써 몇년째인지 이미 친구들 얼굴도 가물거리고

이럴때는 지 마누라 지 새끼들밖에 모르는 남편의 자상함도 미워진다

카드 인생!!

결혼초 분가할때부터 전세대출금으로 시작해 빚으로 시작한 생활이

이제는 온갖 대출금과 할부금 갚아 나가다 보면 또다시 생활비는

카드로 살아야 하니 우린 우리의 삶을 카드 인생이라 부른다.

아침 일찍 밥한술 뜨는둥 마는둥 나가서 한밤중 새벽별 보며 들어

오는 남편의 모습도 안타깝고 몇푼 벌어보겠다고 동네 아이들 모아

공부가르치는 동안 눈물콧물 범벅이 되어 울며 뒹구는 작은 애도

딱하고 진종일 유치원에서 뛰놀다 집에 와도 편하게 누워 잠도 잘수

없는 큰애도 가슴아프고.....

언제쯤 빚도 다 가르고 저축하며 통장에 잔고 늘어가는 기쁨도

맛보며 옛날 이야기 하며 살수 있을런지....


사는게 웬수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