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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이 나한테 하소연 하던 날,그 이후론 어떤 기분으로?


BY 가을생 2001-11-02

요 며칠전에 형님한테 아침 일찍부터 전화가 왓다. 왠 전화인가,했다.

결국 나한테 하소연 하려고..화가 많이 난 형님이셨다.별일 없으셨냐

니까 별일 잇었단다. 난 형님하고 참으로 사이가 좋다. 다른 동서지간

하고 다르게 우린 서로의 자기위치를 생각하며,서로 피해주지 않고

잘 지낸다. 시댁욕도 해가면서.(우린 만나면 수다 많이 떠는 사이다)

어머님한테 전화가 왓더랜다. 밤 11시쯤에. 자다가 받아서 내용을

다 기억은 못한다고 하면서,어머님이 무심하다고 한말씀 한것은 생각

이 난다고 한다. 어찌해서 끊긴 했는데,너무 화가 나드란다.그도 그럴

것이 요즘 형님 처한 현실이 그렇다. 내가 들어도 답답한 현실..

우리 시부모님 참으로 좋으신 분이다.요즘 시부모같지 않게. 누구든

인정하는 부분. 시집살이 시키지도 않고,오라가라 하시지도 않고,

잔소리 없으시고(관심 없어서가 아님),편하게 해주시는 분들이다.

어머님 전화하신 건 분명 악이 잇어 하신 건 아닐 것이다. 그런 걸

형님도 알지만,현실이 그러니 이해해 줄 기분이 나겟는가.

어쨋든 나한테 그런다.전화가 없으면 그냥 잘 잇으려니 생각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 형님은 결혼 10년인데 전화는 잘 안한다.신혼때

야 의무로 했지만은.생신때도 잘 안한다. 그래도 할도리 안하진 않

는다. 전화만 잘 안하고 안내려오면 할도리 안한다고 생각하는 사람

도 잇겟지만,절대 그렇지는 않다. 맏며느리로서의 부담감도 알고

잇는 그런 사람이다.나한테 형님노릇 특별히 하지도 않고..

아주버님 회사는 아주 작은 회사다.중소기업도 안되는 회사..그런

회사에서(직원 10명이나 될까 하는 그런 조그만 회사)지금껏 10년을

다니시는데 부도도 한번 났다가 살아난 회사다. 월급도 따박따박

나오지도 않는 회사. 한마디로 회장 마음대로인 그런 회사.(아주버님,

직함만 대표이사)그런 회사에를 지금 나이 43에 다니는데 월급도

많지도 않다. 적금 같은 건 하지도 않는다. 생활하기 바쁘고,매일

적자 살림..거기다가 빚은 1000만원 잇단다. 빚만 안져도 다행.. 회사

도 그만두네 마네 지금 그러고 잇고,창업을 하려고 하는데 집담보로

알아보고 잇다는 말을 햇다. 그러나 집값은 반지하 빌라에 사는데

시세가 2.500이라고 한다. 창업을 하려고 해도 자본금이 업단다.

그렇다고 시댁이 부자라 도와줄 수 잇는 것도 아니고.시댁은 농사

짓는데, 여기다 몇번 올린 적 잇지만 3형제가 매달 10만원씩 생활비

를 보낸다. 아버님께서 보내라고 하셧단다. 나 결혼전에.그 돈도

없는 살림에 빚져가면서 드린단다. 없는 살림이라 아예 포기했기 때

문이라고. 그치만 우리 시부모님 형님 사정 모른단다. 말을 안하니

알지 못하신다고 한다. 아주버님도 걱정끼칠까봐 얘기 하지 말라고

한단다. 형제들에게도.우리 신랑도 내가 얘기해서 어려운 줄 알지만,

나같이 상세히는 알지도 못한다. 나머지 우리 3남매는 아무소리 없이

그런대로 산다. 형님네만 그렇게 어렵다. 우리도 넉넉치는 않지만

형님처럼 현실이 막막하지는 않다. 다른 형제들도.(우리 시댁4남매)

형님 아침에 어머님한테 한바탕 하려고 하는데 일 가시고 안계신다면

서,아버님이 받으셔선 좋게 형님을 달래셨단다. 시누이한테도 울면서

얘기햇지만 전후사정 얘긴 안한단다. 시누는 시댁의 딸입장이니까.

그래서 나한테 하소연 한단다. 동서가 잇어서 좋다면서,자기는 풀때가

없단다. 나밖에는.친정에는 걱정끼칠까봐 말도 안한다면서.형님네

친정은 시댁보단 사는 게 낫다고 한다. 우리도 그렇다.나도 시댁이

걱정이라고 햇다. 시부모님 앞가름이나 하실 수 잇을지 모르겠다고.

우리 아버님 여름에 사고로 입원을 2달 하신 적 잇다. 화상사고..

혼수상태에 빠지셧다가 살아나셧다. 그때 우리 4남매가 병원비 다

해드렷는데,형님네 친정아버지도 그때 한달간 입원하셧다. 다른 병으

로. 병원비도 비슷하게 양쪽이 나왔지만 형님은 친정쪽은 십원한푼도

보태드리지 못햇고,우리 시댁만 100만원 가까이 현금서비스 받아가

면서까지 내어 드렷다. 시댁은 그 사실을 아무도 모른다. 형제들도.

나만 알고 잇을뿐.시댁은 그런것인가 보다. 친정은 이해해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주버님 형님한테 미안해 하신다고 한다. 우리

형님 그래도 웃으면서 얘기한다. 화가 오래가질 않는 것이다. 요즘도

친정아버지가 안좋으시고,아주버님 그러셔서 여러가지로 신경쓰이고,

마음이 안좋고 심란한데 어머님이 그런 사정도 알지도 못하면서

무심하네 어쩌네 한 말이 형님을 무지 화나게 한 모양이다. (악이 없

으셨겟지만) 당신 큰아들 지금 자기 앞가름도 못하고 잇는데 그런

전화 하셨다고..벼베는 시기인데도 전화 한통화 없다고 하시면서.

정말 그렇다. 시댁에 얘길 하지 않으면 정말 모르는 것 같다. 난 맨날

신랑한테도 없다없다 하고,시댁에는 없으면 없다고 하면서 생활비도

안드리기도 한다. 사실이기 때문에. 그래야 그것이 내가정이 살길이

라고 생각한다. 형님,결혼 10년에 아직도 그 반지하 빌라에서 살고

(20평도 훨씬 안되는 빌라),돈은 모아놓은 것 하나 없이 그러고 사

신다. 아주버님 회사가 지금껏 너무 어렵기 때문에.. 그래도 여지껏

다니신다. 나한테 하소연 하는 형님,얼마나 답답할까. 그래도 동서

밖에 풀때가 없다고 한다. 나도 잘 들어주기 때문이다. 앞으로 어떻게

살게 될지 걱정이다. 형님하고 같은 해에 결혼한 시누는 올해 10주

년이라고 제주도 여행에,진주 세트까지 고모부한테 받앗다고 좋아

하던데 형님은 10주년은 고사하고 그러고 살고 계시고..

지금쯤 기분이 풀리셨을 형님이겟지만,어찌하고 계실까? 이런 말 하기

뭐하지만 시부모님이 원망스러울 것이다.할 얘기는 많지만 여기서

그만..정말 없는소리 해야 시댁,남편들은 안다. 여러분들도 그렇게

하시길 바라면서..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