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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다, 싫어


BY rn981 2001-11-03

결혼15년된 주부
우리 시어머니, 한끼를 굶더라도 남에게 화사하게 보이기 위해서
미장원 가시는 분이시다.
그동안 나는 정말 열심히 살았다. 시어머니와는 정반대로....
남의 배추밭에서 우거지 주워서 먹었고, 아이들 제대로된 옷한벌
사주지 못했다. 그래서 지금은 25평 아파트에 입주를 했다.
그런데 우리 시어머니, 며칠후 당신 생일이라고 친구분들을 다 부르셨다며 나보고 우리집에서 상을 차리라신다. 시어머니 생신이니
당연히 차려야지만 수원 사시는 우리 어머니, 서울사는 우리집에서
생신상 받겠다신다. 우리집에서 차리는 것도 좋다. 하지만 당신
친구분들 데려와야 하니 나보고 봉고차 하나 빌려 모시러 오라신다.
시간 없다며 다음기회에 오겠다는 친구분들에게 당신 아들이 서울서
얼마나 좋은 집으로 이사를 했는데 왜 안가느냐며 화를 내시고 삐치셔서 할 수 없이 오신단다. (어머니 친구분중 한분은 내친구 시어머니) 메뉴도 정해 주신다. 소갈비에, 팔보채며, 회는 꼭 준비하라신다. 우리 생활도 빠듯하다. 두 아들 학원비 아끼려고 밤마다
내가 끼고 잡는다. 잡는 것에 비해서 효과는 별로다. 당신 아들도
기름값이라도 아끼려고 차는 팔아버리고 버스타고 지하철 갈아타고 출퇴근한다. 그래도 해마다 가을이면 시부모님 보약은 꼭 해드린다.
(원하셔서) 당신아들이 어디서 돈을 찍어 오시는 줄 아시나...
생신상은 며느리 도리로 차려 드려야하나 형편껏 차려 드리면 좋으련만 당신이 원하신 메뉴가 빠지면 손님들 앞에서 꼭 망신을 주신다.
그리고 친구분들은 얼마나 많은지 기본이 30인분은 마련을 해야한다.
그리고 그분들 차비도 드려야하고, 시부모님 생신기념 용돈도 드려야
한다. 답답하다. 자고 일어나면 생신이 지나버렸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