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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님 땜시...


BY 나 속상해! 2001-11-03

오전에 시어머니하고 전화 통화하고 너무 울화가 치밀어서...
우린 형편이 힘든 와중에도 매달 꼬박 꼬박 시부모님께 용돈을 드리고
있어요. 요즘 가정집들이 다 그러잖아요. 월급 받아오면 그날로 다 없어지잖아요. 저는 애도 둘이고, 빚도 1000만원이나 있어요.
빚 갚는 것은 꿈도 꾸기 힘들 정도로 생활이 빠듯하거든요.
그런데, 제가 10월 용돈을 건너 뛰어 안 드렸어요.
너무 죄송하고, 어머님 화나셨을까봐 아침에 전화를 드렸지요.
"어머님 죄송해요. 돈이 없어서 이번에 못드렸어요." 했더니 10월 중순에 큰 형님이 우리 거랑 같이 드렸다는 거예요.
큰형님이 전화를 안주셔서 전 몰랐거든요. "그래요. 전 몰라서 아직 안 갚았는데요..." 했더니, 겐 얼마나 쪼들리겠나 어서 갚아라. 하시는 거예요.
우리 형님네는 한달에 두분이 합쳐 6,7백은 벌거든요.
우리 신랑은 백십만원 정도 가지고 오거든요.
저는 애가 어려 (15개월) 어디 다니지를 못하구요.
우리 힘든 사정을 얘기하면, 그런 말에는 일언반구 한마디도 안하시고
너도 애 맡기고 돈 벌라는 식이예요.
형님은 밖에서 돈버니까 이쁘고, 저는 집에서 남편 월급만 축내니까
미우시나봐요.
"말 한마디에 천냥 빚 갚는다"고 하는데, 정말 한번이라도 "너네 너무
고생하는데, 돈 받아서 어쩌냐" 형편이 힘드는데,어떻게 사니라든가.
한말씀만 하셔도 이렇게 속은 안 상할텐데요.
결혼해서 1년동안 애 낳기전까지 직장 다녀도 "힘들어서 어쩌니" 그런
소리 한번 들어보지 못했어요.
제가 너무 속이 좁은 건가요.
7년 동안 살면서 시댁 때문에 속상한 것은 너무 많지만 제가 그걸
일일이 다 기억했다면 저는 아마 못살았을 거예요.
그런데, 제 머리의 한계인지는 모르지만 또 며칠 끙끙거리다가 잊어
버려 여태 살고 있습니다.
두서 없는 글 보아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