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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생일이다.


BY 생일 2001-11-05

극단적인 제목이기는 하지만 오늘 내 생일에는
넘 슬프고 괴로웠다.
신랑이 오늘 아침 일찍 출근하는 관계로 깨워주고 다시
누워있었는데 기냥 자는줄 알고 슬며시 나가더니 종일
전화도 없다.
자신은 일이 넘 바쁘고 피곤하다고 이해해달란다.
그러려니하고 이해하며 하루를 마감하려한다.
저녁은 넘 초라하게 먹지않으려고 아들이랑 돈가스를
이켜먹고 여인천하를 보려는데 현관 벨소리가 들려
혹시나 앞동에 살고있는 울 형님이 나의 생일을 축하해주려고
늦게라도 오신건가해서 인터폰을 들었더니 그릇찾으러 왔단다.
코앞에 살면서 이럴수가 있나??
괜한 나의 초라한 맘속에 있던 화살이 여기저기로 쏘아지고있다.
신랑에게 형님에게 시부모에게로...
얼마전에 사사로이 시동생이나 동서 생일은 챙길수가 없다던 형님의
말이 장난이 아니었나보다.
나보다 두살이 어린 형님이지만 그간 모든것을 다 챙겨드렸는데
그것이 그리 좋아할만한것이 아니었나보다.
씁쓸하다.
찬 오렌지 쥬스나 마시고 내 속이나 차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