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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이 안들어온다...


BY 예정일산모 2001-11-06

내가 제일 싫어하는 선배형이란놈 만나고 있다...
그 같지않은 인간때문에 수도 없이 싸웠다.
내내 다정한 임신기간 동안도 그 인간 얘기만 나오면 어쩔수 없이 싸웠다.
이제 낼모레가 예정일...
동화책 읽어주고, 마사지 해주고, 설거지 해주던 우리신랑이 오늘, 하필 그인간하고 어울렸고..12시가 넘은 지금까지 깜깜무소식이다...
또 새벽3시는 기본이겠지...
한달, 혹은 두달에 한번씩은 꼭 만난다...어김없이 연락이 오니까...
시도때도 없이 술한잔 하자고 전화가 오면 피하다피하다가 결국은 한번은 만나서 놀아야(?) 직성이 풀린다.
무술한답시고, 체육관이란걸 차려 놓고,ㅡ말그대로 빈둥거리며 낮시간 보내다가 저녁이 되면 삐삐걸아줌마들 넘실거리는 그 동네의 날건달이 되어 이집 저집 외상술행진이다. 같이 노는 물들-조폭도 아닌 동네 날건달들..문신에,무직에,행님!행진에..기도 안찬다..
내가 아는 과부술집 아줌마가 말씀하시길, 백날가도 인간 절대로 안되는 놈이라 한다...마흔이 다되는 그 나이에 월세방 월세는 근1년이 밀렸고, 하물며 없는 살림에 얼마전엔 차압딱지 까지 붙었고, 마누라는 하루도 이혼소리 안붙이는 날 없다 한다....그 아줌마 동생이 그 넘사는 월세방 주인집아줌시다...다른넘들은 아예 가정도 없다..동거녀와 단칸방만 있다...그 과부아줌마, 울 남편한테 그 인간들 절대로 못어울리게 하라고 날 볼때마다 신신당부하신다...이런이야기 했다하면 우리부부는 대판 싸우는 날 된다.
평소에 90점인 우리 남편...그인간에 대한 비난의 말을 아주 조금이라도 끄냈다 하면 인간 돌변한다...왜그런지 모르겠다..남자로서의 자존심인가? 자기가 사람도 맘대로 못만나느냐고 따진다..내가 다른이들하고 어울릴땐 2시고,4시고 다 꿀물타주고 하는데...그걸모른다.
그 인간하고 있는 날은 꼭 내가 빨리들어오라고 수시로 전화하게되고, 그러면 울신랑은 마지막에 가선 핸드폰 꺼버린다...
그인간하고 만나고 있는걸 알면 잠도 안온다...그게 다 전력이 있어서 그런건데...하룻밤 백만원 우습게 보는 인간들...그 백만원이 다 어디서 난 돈이며, 어떻게 쓰일런지 충분히 상상 가능하지 않는가...
마누라 우습게 보는건 기본이고, 지금 내가 군고구마 먹고싶다고 전화하니 옆에서 맥주나 한말 사가라, 한다...우리신랑을 비웃고 있는거다...그러면 우리신랑은 빨리들오라는 내가 쪽팔리고, 자기 자신이 마누라한테 매여사는 한심한 놈이란 자존심에 더욱 폭음하겠지....
절대로 그인간들에게 무관심하리라고 다짐하는 나인데...그래도 예정일을 앞둔 사람이 내가 그리도 싫어한다는것 알면서 그인간들 만나 히덕대며 이 늦은 밤까지 술 퍼마신단 사실이 날 더욱 분노하게 만든다...어떻게 해야 그 인간들에게 초연할수 있는지....다른친구들 만날때처럼 너그러이 대해야 하는지...아님 끝까지 못만나게 해야하는지..그럴려면 대체 어찌 해야 하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그인간 아니면 우린 싸울일 없다.
지난번 음주 차 사고도, 1년간 빚진 술값 몇백도,...다 그인간들과 연루된 거니 내가 어떻게 모른체 한단 말인가....
언니들은 어떻게 했을까...
너무 싫은 남편의 친구나 선배 혹은 후배...만나지 말랜다고 안만날 남자들이 아니지 않는가...곧 태어날 울 아기...다른 친구들은 아기 생각해서라도 일찍들어가라고 보내는데, 그러면 울 신랑 신나게 웃으면서 일찍, 술조금만 마시고 들어오는데...왜 그인간만 만나면 인간이 짐승처럼 되버리는건지....슬프다...알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