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689

동서시집살이?


BY 바람 2001-11-06

안녕하세요.
제가 이런얘길 하면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저에게는 큰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문제이기에 이렇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저는 결혼한지 이제 1년남짓 되었고 지금은 임신중입니다.
저희 형님과 저는 같은 아파트에 살고있는데 저희는 10층 형님네는 9층입니다. 문제는 여기에서부터 시작된것같아요.
저는 원래 여자들끼리 만나 수다떠는것보다 혼자서 책도보고 인터넷도 하고 라디오도 듣고 방에서 뒹굴거리기도 하고 암튼 혼자서 있는걸 좋아하고 즐기는 성격입니다.
그런데 저희 형님은 제가 임신을 계기로 회사를 그만둔후로 하루도 빠짐없이 전화를 해서 내려오라고 하네요.
뭐 형님이야 위아래 살면서 잘지내보겠다는 뜻이겠지만 전 혼자서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자유를 만끽하고 싶은데 매일 내려오라고 하니 정말 스트레스랍니다.
지금은 임신중이라 신경도 많이 예민해져 있고 잠도 많은데 아침부터 전화해서 내려오라고 하시니 정말 미칠지경입니다. 게다가 요즘은 불면증까지 생겨서 새벽 다섯시가 넘어야 겨우 잠들곤하는데 아침 9시경에 항상 전화를 해서 겨우 든잠을 깨우네요.
가끔가다 피곤해서 못내려가겠다고 하면 표정과 목소리톤이 달라지고 전화를 매정하게 끈곤합니다.
형님네는 초등학교도 안들어간 애들이 셋이나 되고 제가내려가면 책읽어달라 노래해달라 정말 정신없게 만들고.. 전 집에서 편히 누워 음악도 듣고 책도보면서 태교를 하고싶은데 도무지 그럴기회를 주질 않네요. 그렇다고 형님이 저에게 못되게 하는건 아닌데... 제가 내려가면 커피도 타주시고 저녁식사까지 챙겨주시는데... 전 그런것이 오히려 부담스럽고 편칠않습니다.
그냥 제집에서 편히 먹고싶고 하루종일 제시간을 가져보고싶어요.
형님은 피곤하면 누워서 좀 쉬라고 하시지만 제집도 아니고 형님집에서 어디 그런가요? 그냥 괜찮다고는 하지만 사실 드러눕고싶을때가 한두번이 아니고 정 힘들어서 올라가겠다고 하면 신랑도 늦는데 올라가면 뭐하냐는 식으로 얘기하시니 한번 내려가면 보통은 아주버님이 돌아오시는 밤 9시경이나 올라온답니다. 저희신랑은 모회사연구원으로 있어서 퇴근시간이 밤 11시를 넘기는건 기본이고 12시가 넘어서 들어올때도 많거든요. 하루종일 형님네서 있다가 아주버님이 돌아오시는 시간에 올라가겠다고 하면 형님은 웃으시면서 올라가 쉬라고 말씀하시는데 그렇지않고 그냥 제가 피곤해서 올라가겠다고 하면 벌써 표정부터가 달라지는걸 느낍니다. 그래서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하고 눈치만 보다가 결국엔 아주버님이 돌아오시면 그때서야 겨우 올라올때가 많습니다. 친구들은 그냥 내려가기 싫으면 가지말고 피곤하면 형님눈치보지말고 그냥 올라오라고 하는데 그게 좀처럼 쉽지많은않네요. 절 욕하는것같아 마음이 편치않거든요. 암튼 내려가있어도 편치않고 내려가지 않아도 편칠않으니 요즘은 정말 형님네와 멀리 떨어져 이사라도 가고싶은심정입니다.
아침부터 전화해서 전화를 안받으면 바로 올라오셔서 초인종을 몇번씩 눌러대고 나중에는 시끄럽게 현관문을 두두리면서 제이름을 부르는 형님때문에 전 요즘 신경이 극도로 예민해져있는 상태랍니다. 정말정말 짜증이 나요. 저도 할일도 많고 하고싶은것도 많은데 왜 항상 내려와 있기만을 바라는지..앞으도 언제까지 이런식으로 살걸 생각하면 정말 가슴이 답답해요. 이런걸 동서시집살이라고 하는건가요?
별일도 아닌것가지고 제가 너무 예민하게 구는건지..암튼 저에게는 너무나 큰 스트레스로 다가오네요. 많은조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