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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동생이야기입니다.


BY 큰언니 2001-11-06

세째동생때문에 너무 속상해서 님들의 의견을 참고하려합니다.

지난 7월경에 친정엄마가 처음 속상하다 꺼내신 얘기가 이렇게까지
왔습니다. 그때 동생이 갑자기 엄마한테 두달내로 결혼을 시켜달라고
했답니다. 뜬금없는 소리에 엄마가 이유를 물었더니 남자친구가
방위산업체로 소방서에 근무하는데 8월이 전역이고 내년 6월에있는
공무원시험을 붙어서 정식 소방공무원이 되려한답니다.

남친의 엄마는 지방에 계신데다 당뇨와 합병증이 있고 같이 사는
나이차이 많은 노처녀 누나 2명은 남동생에게 신경도 안쓰고
산다면서 자기가 빨리 결혼해서 안정된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는게 이유였죠.

23살 동갑나기들의 철없는 생각에 엄마는 시간을 두고 설득할 요량
으로 내년에 둘째가 남자친구랑 내년에 결혼하기로 되어있으니 먼저
하고나면 그다음해 봄에 시켜주겠다고 하셨답니다.

그후로 별말이 없어 별로 신경안쓰고 지나갔는데 자꾸 세째방의
물건들이 없어진다고 이상하다고 하시더라구요. 인형, cd, 테잎,
시계등등 조금씩 없어진다고 아마 어디로 옮겨놓는것 같다구요.

그렇게 얼마가 지난 어느날 자꾸 귀가시간이 늦어지는 동생에게
부모님이 야단을 쳤더니 그시간 새벽2시에 남은 짐을 모조리싸서
남친에게 전화해서 집앞에오라하고 엄마가 따라 나오자 나오면
소리질러버린다고 하면서 둘이 택시를 타고 사라졌답니다.

그렇게 나가고 전화한통 안하고 가족들이 전화하면 발신자전화번호가
뜨니가 받지도 않았습니다. 그래도 부모님은 그래도 자식이라시면서
저한테 찾아보라고 하시며 얼마나 속상해하고 우셨는지 모릅니다.
세째딸이라고 예쁘다고 귀엽다고 해달라는거 다해주고 키웠거든요.

정확히 두달이 지난 10월초에 동생이 왔다고 엄마가 오라해서 갔더니
동생과 그 남친이 친정에 와있더군요.
그러면서 임신 2개월이니 결혼식을 올려달라합니다. 동생은 고개
빳빳하고 당당합니다. 미안하다 잘못했다말한마디 안합니다.

아빠는 화가나셔서 니들 좋아서 부모가슴에 못박고 나가서 그지경이
됐으니 그렇게 계속살라고, 식은 못올려준다 하시니까 동생은 그럼
여기 있을 필요없잖아 나 갈꺼야 하면서 일어납니다.

그래도 엄마와 저와 제남편은 이미 일이 이렇게 됐고 요즘세상엔
흉도 아니라고 배부르기전에 식올려주자고 아빠를 설득했습니다.
아빠도 결국엔 그렇게 하자하시면 방에 들어가 우시더군요.
저도 아직 아이가 없어 그런지 참 기분이 묘했습니다.

그다음날이 제 결혼 1년되는날이라고 엄마가 저녁상을 차려주셨는데
낮에 동생이랑 통화했는데 엄마가 해준 음식먹고 싶다했다면서
동생것까지 많이 하셨더라구요.

저녁먹고 엄마가 동생과 남친이 살고 있는집에 음식갖고 가려고
전화했더니 필요없다고 전화하지말라고 끊고 다시 전화안받더군요.
나중에 그러는데 언니만 저녁해주고 자기는 안불러서 삐졌답니다.
아빠께 제가 동생부를까요? 했더니 아직은 보고싶지 않다고 하셔서
못불렀는데 아직 섭섭한 부모맘을 너무 모른다 싶더군요.

지난주에 동생남친 어머니가 지방서 올라오셨다고 상견례하자해서
엄마, 저, 제남편이 나갔습니다. 그것도 아빠가 안간다고 하셔서
동생이 아빠, 엄마, 저한테 짜증내고 난리가 났었습니다.

남친엄마는 자리에 앉자마자 니들이 결혼이 장난인줄 아느냐, 나는
얘(내동생) 얼굴도 제대로 본적이 없다. 너 임신한건 맞느냐하며
황당하다고 하면서 결혼 못시켜준다고 했습니다.

남친 아버지네회사가 부도가나서 형편이 어려워 결혼시킬수가 없다고
하면서 우리 엄마에게 어떻게 하실 생각이냐 묻더군요. 엄마는
얘들이 이렇게 원하고 이미 생긴 아이를 지울수도 없으니 식이라도
시켜주자고 하셨습니다.

그랬더니 남친엄마는 제동생에게 그럼 니들이 좋아 하겠다하니 시켜
주마 그러나 난 너에게 뭐든 해줄형편이 안되고 앞으로 있을 어려
책임이나 어려운일이 있어도 니들끼리 해결해야지 나한테 무언가
받을생각을 하지 말아라 그걸 지금 이자리에서 맹세하면 허락하마
하더군요.

직장을 계속 다니자면 배부르기전에 식을 올려야하는 동생은 알겠다
고 하고 그 모습을 보는 저나 엄마는 참 기분이 착찹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엄마가 어쨌던 해줄테니 앞으로 정신 바짝차리고 살아
야한다고 했더니 온갖 짜증을 내면서 난리를 칩니다. 너무하길래
제가 엄마한테 니가 그럼 안된다고 얼마나 속상하신데 그러냐고
했더니 저한테 시끄럽다고 소리지르고 니일이나 똑바로하라고 합니다.

그동안 아무리 버릇없어도 상황이 안되서 제딴엔 도와준다고 했는데
그런소리 들으니 정말 어이도 없고 만정이 떨어지더군요. 모든 상황을
본 제남편도 처제 너무한다고 혀를 차고, 나중에 엄마와 저한테 한
행동을 아신 아빠는 결혼 절대 못시켜준다 하시고 참 답답합니다.

솔직히 저도 이젠 별로 도와주고 싶지 않습니다. 일은 다 저질러놓고
부모님께 미안하다 말한마디도 없고, 좀 잘해라하면 내가무슨 죽을
죄를 지었냐며 큰소리를 치니...

어쩔수 없는 상황이니 해주려하는 부모형제마음에 계속 대못을
박아대는 제 동생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