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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게.. 다 그렇다지만....


BY *하늘꿈* 2001-11-11

'좋은게 좋아' 하면 사는 것도 한두번...
내것 한번 드러내고 표현한번 제대로 못하고 살아오면서 그래도 언젠가는 좋아지겠지, 나아지겠지 하며 살아왔는데... 그동안 잘 참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무척 힘이 듭니다.
전에 없이 잠자리에 누워 쏟아지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어 이렇게 글을 씁니다.
저에게는 동서가 하나 있습니다. 생각과 행동이 무척이나 어린 사람이지만 결혼4년째인 요즘은 많이 나아졌어요. 다른 사람 배려도 할 줄 알고 일이 있으면 시키지 않아도 하고... 눈에 띄게 좋아지는 것 은 아니지만 서서히 나아지고 있습니다.
저와 동서사이에는 별 다른 문제는 없어요.
하지만 저는 친정이 어렵고, 동서는 그럭저럭 살만한데... 딸이 하나라 금이야 옥이야 하면 싸고 도는 집안이라 때마다 철마다 돈에서부터 온갖것을 보내곤 하지요...
뇌물 앞에 장사없다고....
평소에는 못미더워 하시는 분들이 동서가 친정에서 뭐만 가져오면
동서 대하는 태도가 달라집니다. 그리고 맏이인 저에게는 맏이라 가르칠 것이 많아서 그런다면 꾸지람도 많지만, 동서에게는 잘못하는 일이 있어도 한마디 말씀도 못하십니다.
그속에서 저도 "그래, 내가 맏이니깐, 좋은게 좋다" 하면 봐도 못본척 알아도 모르는척하면 살았는데.... 오늘은 그것이 잘 안돼요.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오고 눈물이 쏟아지고....
잠자는 남편 들을까봐 소리내어 울지도 못하고.....
결혼10년이라고 해서 늘 죽어지내기만 했는데......
이제는 보이지 않는 적때문에 가슴앓이를 합니다.
더욱이 슬픈 것은 저의 결혼때문에 충격을 받아 뇌졸중으로 쓰러지신 아버지가 10년고생끝에 지난 4월 돌아가셨거든요...
친정아버지가 돌아가시고는 이제는 친정이라고 갈 수도 없는데...
자꾸만 생각이 나네요...
아버지가.....
가난하지만 정직하게 살아오신 아버지가 저하나 대학공부시키신다고 온갖 고생하며 뒤바라지 해주셨는데... 그 공도 모르고 반대하는 결혼을 했으니... 쓰러지신 아버지 맘 아프게 할까봐 친정가서는 그저 웃으면 지냈는데... 속이 많이 상하네요...

오늘도 동서가 '바리바리' 뭔가를 싸가지고 왔습니다.
동서네 아이까지 자진해서 봐주겠다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씀하시는 시부모님을 보면서.. 자꾸만 내 자신이 작아집니다.
어제 오늘 김장한다고 고생한 것은 난데... 늘 대우는 동서몫이니..
어떻게 하면 이 고달픈 마음을 잠 재울 수 있을까요?.......
시간이 흐르면 나아질까요....

어디 하늘에서 돈 벼락 떨어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