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524

어떤게 현면한 삶인가요??


BY 나쁜 며느리?
2001-11-12

전 시댁에 삽니다. 좀있음 2년이 다되어가네요.
아이가 먼저 생기고 결혼이고 뭐고 아무런 준비도 없이 그렇게 아이낳고 바로 시댁들어와 신혼아닌 신혼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시댁 형편이 그리좋지않은때 제가 시댁에들어온터라 처음에 그 경제적인 문제로 좀 힘들었습니다. 남편은 대학생이었지만 아버님이 운영하시는 공장이 어려워져 남편이 일을 도아주어야할 형편이었습니다. 그래서1년휴학을 하고 집안일에 전념했지요.당장 아이분유값이며 기저귀값이 만만치 않게 들어가야 했고 시모까지 일을 나가야 할 형편이었기에 살림은 제가 도맡아 해야할 상황이었습니다. 아이도그땐 어려서 제가 돌봐야했구요. 누구하나 번번하게 돈을 받는사람이 없었고 그저 공장을 살릴려고 식구들 합쳐 매달려야했습니다.
남편이 일을 하고 조금씩 받아온돈으로 아이 분유사고 기저귀사고 반찬비하고 처음엔 남편이 준 돈으로 해결해야했지만 항상 모자랐지요. 전 그래도 시부모님이 저에게 조금의 돈이라도 생활비해서 쓰라고 주실줄 알았는데.. 생활비자체란게 없더군요. 그저 남편이 준 돈으로 해결했지요. 지금까지도 남편월급으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 한달번 돈으로 조금의 저축과 아이에게 들어가는 돈과 이런저런 공과금과 잡비등등으로 한달생활이란게 아낀다고 하지만 할수없이 들어간돈들은 무시할수가 없더군요.하여튼 지금까지 생활비한푼 못주는 시부모님들마음이야 오죽하겠습니까만은 때론 저도 의구심이 들더군요.돈이 가끔 있으실때도 있거든요... 다른데 돈을 쓰시는것을 보면 돈이 있으시면서 없다고 그러시는게 아닌가싶어 섭섭하기도 하구요.
저희도 생활할 돈이있어야 하는데 여유돈이 생기지않거든요. 정말 그자체로 생활비로 들어가는데 말이죠. 생활을 하면서도 같이 산다는게 때론 부담이 들더군요. 장남도 아니고 막내인데 어쩔수 없는상황에 들어와 살긴 하지만 저희가 모시고 산다고 이야기한적은 없거든요.
요즘 뭐 장남..막내.. 형편되면 누구나 모시지만 저희도 시부모모시고 살능력안되는건 사실입니다. 저희 세식구 정말 먹고 살기 힘들고 시부모한테 어찌보면 얹혀사는거나 다름없지만 그래도 남편월급으로 생활하고 있는지금이시점에서 아마 따로 세식구살았다면 지금보단 덜 어려워했겠지요. 자금은 모든게 불안정합니다. 이제 겨우 저축한다고 통장에 조금씩 모으는데 언제쯤 분가해서 살지도 미지수고요..
조금씩 조금씩 아이도 커가는데... 환경도 중요한데 지금시댁은 아이를위한 환경적인 요소가 갖춰진게 없어요. 아이가 자유롭게 놀 공간이 없습니다. 그걸 보는 제심정은 말도 못하죠..
다른집아이들하고 비교도 되구요. 변변한 장남감하나 제대로 사주지못하고 그저 사는데 바쁠뿐이죠... 전 살림에 가족들 뒷바라지에.
사실 아이한테 신경 제대로 못써주는게 미안하기만 해요.
아이데리고 마음껏 외출한번 하기도 사실 힘들어요.
가족들 끼니 해결해야하고 이런저런 제가 감다해야할 비중이 크잖아요.그래서 마음편히 여유부리지도 못하고지금까지 그저 집에서 아이와살림이 제 생활에 전부입니다. 지금전 두갈래의 길앞에 서있습니다.
지금 시아버님이 하시는공장이 어쩌면 파산나게 생겼습니다.
그리고 시아버님은 법적인 문제로 곤경에 처해있고 몸도 안좋으신 상태입니다. 그나마 큰 재산이라 여겼던 공장이 하루아침에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고 큰 손해를 보게 생겼습니다. 이것저것 돈들어가야할때가 한두군데도 아니고 받아야돈도 어쩌면 받지못하게 생겼습니다.
집안형편은 더욱 기울어지게 생겼고 이일이 언제까지 갈진 모르겠지만 식구들 모두 더욱더 어렵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직접적인 영향이 저희 부부와 아이 에게도 미치고 있습니다. 공장이 문을닫게되면 당장 시아버님과 아주버님은 실업자가 됩니다. 남편월급으로 생활하고 있는 저로선 더 감당해야 할것이 많아지고 더 부담이 늘어납니다. 몸이 불편하신 아버님이 어디가서 새로운 일을 다시 시작하실지도 모르고 어쩌면 영영 쉬셔할테지요. 아주버님도 당장은 어렵겠지만 일자릴 찾아 다시 시작하시고 결혼도 하셔야겠지요. 하지만 살림하긴 더 어려워집니다. 그리고 늘 집에만 있어야 겠지요. 사실 아이하나도 감당하기 어려운데 시아버님,시아주버님까지 제가 또 감당해내야할 상황이 처해질지도 모릅니다. 남편이 돈을 많이 번다면 모르겠지만 사정이 뻔합니다. 겨우 입에 풀칠하고 살고 있습니다. 저희 세식구 살기도 힘든상황에서 시부모에 시아주버님까지.... 정말 솔직한 심정은 감당해낼 자신이 없습니다. 남편월급으로 앞으로 얼만큼 버틸지도 의문이구요. 같이 살다간 오히려 저희세식구 마저도 냉정히 따지면 살지못할것 같구요 같이 한군데 휘말려 누구하나 제대로 살지못할것같습니다.
어려운 상황일수록 뭉쳐야한다지만 전 냉정해져야 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나몰라라 한다는건 아니지만 판단엔 이렇습니다. 제나이 22살입니다. 한참 도전하고 뭔가를 꿈꿀 나이에 한때의 철없는 실수로 한아이의 엄마라는 선택을했지만 살아남아야한다는거... 내가 할수있는일이있다면 절대 포기하면 안된다는걸깨달았습니다. 공장일이 해결되면 전 아마 정말 살림만 해야할지도 모릅니다.뭔가를 꿈꾼다는걸 포기하고 그저 시부모 모시고 살림만 하면서말이죠. 제자신의 삶을 잃어버리고 살아야할지도 아니 솔직하게 아예 제가 맏며느리가 되어 시부모 모시고살아야할 상황에 처할 지도 모릅니다.
전 사실 감당해낼 자신이 없습니다. 그리고 잃어버리고 살았던게 많습니다. 허무하게 지나버린 시간도 많습니다.
그 잃어버린 것들을 또다시 잃어버리고 살아가야한다는게 이젠 싫어집니다. 놓쳤던 행복들을 이젠 찾고 싶습니다. 그게 제 솔직한 심정입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생각하면 시부모때문에 마음이 아픕니다. 만약 우리가 분가를 하게되면.... 또 어떤상황이 벌어질지 그저 두럽기만합니다. 제가 지금 고민하는건 힘들겠지만 누구하나라도 제살길찾아 편하게 사는게 현명한것인지...아니면 같이 뭉쳐서 사는게 현명한것인지 어떤게 현명한 삶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렇다고 저희가 구지 모시고 살 의무는 없지만 같이 산다고 형편이 더 나아질거란 보장도 없고 다만 안타까운건 살길찾아 갈려니 시부모님께 미안한 생각이 들어서요. 그렇다고 정에 이끌려 무조건 같이 산다건 또 그렇구요...
아무튼 지금 마음이 심란합니다.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저를 힘들게 합니다. 어떤게 현명한 삶이고 판단인가요??
님들이 저라면 어떻하시겠어요....
냉정하게 분가하는게 낫다고 생각하세요?
아니면 어려울수록 같이 사는게 낫다고 생각하세요?
님들의의견과 충고를 기다립니다. 리플달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