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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짜꼬~~~~~ 난


BY 아낙 2001-11-18

난 무지 마음이 여린 여자이다.

생각없이 마구 해대는 시댁식구들의 말발에 난 항상
상처를 입는다.
내 상처에는 남편역시 두몫은 한다.

난 이런식으로 한 해를 눈물을 찍으며 보내다가
매년 겨울이 되면 한바탕 홍역이라도 치루듯
열을 뻘뻘내며 지내는 내자신을 발견한다.

내가 결혼해서 내아이에게 물려주어야 하는 성씨의
큰며느리 이라는 허울을 뒤집어쓴 후 부터는
매년 이맘때가 되면 가슴 한켠이 막막해 진다.

온갖집안 대소사가 겨울에 집중되어 있다.
내가 결혼해서 건강 하시던 시조부,조모 겨울에 찬란한 축복을 받으며
태어 나신 분들이었다.

80여년을 축복을 받으며 사시다
세상을 등지고 가실때 역시 약속이나 하신듯 겨울에 가셨다.

시부, 시모님 두분 역시 겨울에 축복을 받으신 분들이다.

내가 결혼을 하고 시골구석 한 농가에서는 매년
보여주기 위한 허세에 시끌 시끌한 생신 잔치가 벌어지기 일쑤다.

며느리가 봉인가!

제사가 끝나면 생신으로 이어지는 꼴들이란?
며느리 팔뚝이 소 라도 때려 잡을만한 삼각 팬티에
울룩 불룩한 알통이라도 나온 미스터 코리아 의 한 남자로 착각이나
되는 건가? 아니 분명 그렇게 생각 하고 있는것 같다.

곧 있을면 김장독에 김치 버무려 넣기를 추운 마당에 쪼그리고 앉아
엉덩이가 얼음장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나를 홍역을 치루게 하는것중 하나에 보탬이 된다.

시누이들과 시댁과 그리고 우리것 배추만 100포기
다른 김치까지 무사히 마치위해
마음을 비우고 시작해도 한숨이 절로 나온다.

얄미운 시누이!
밥이라도 해주면 엉덩이가 얼어 터져도
마음이나 편할련만....

하루종일 코빼기도 안보이다가
늦은 저녁식사후 설겆이를 마치고 추위로 머리가 지근 지근 아파오고
주부습진이 심한 손가락에 약을 바르려치면 김치를 가지러 온다

나쁜년!!
온갖 욕설이 뇌리를 스친다.

내머리를 스치우는 나쁜년에는 시엄니도 포함이 된다.
십원 이십원.... 이런 욕들을 마구 해대면 어깨가 뻐근해 진다.

이년들은 왜 시댁으로 안가는건지....

하루종일 바쁜 며늘 뒷꽁무니만 따라다니면 잔소리 하는
시아버지는 머리채를 마구 흔들고 싶다.

며늘 사랑은 시아버지라고 누가 지어낸 말인가?
난 이를 갈며 이 말을 바꾸고 싶다.

"시아버지 머리채는 며느리 손에 지어주라" 하고

나 소름이 돋기 시작한다.
시어른과 시집식구들 얼굴이 떠오르니
몸서리가 쳐진다.

난 이런 악마의 발상을 막기위해 종교를 가졌다.
하느님께 나의 어리썩음을 토해내며
마음을 다스려 보지만
싶지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