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감사합니다.
막내 며느리로써 어른들 모시면서 그 많은 일들 겪으셨으니
참 대단하십니다. 저도 나이가 들고 지금 뱃속에 애를 낳아
키우다 보면 그렇게 될까요. 허드렛 일은 딴 사람이 다하는데
그 일의 칭찬까지 큰 며느리한테 가면 정말 서럽지요.
가끔 신랑이랑 신경전을 벌일때면 혼자 막 울때가 있어요.
내가 시댁에서 이런 대접 받고 사는데 지라도 잘 안해주면 내가 결혼을 왜 했나 싶인 생각에...
시아버지 토요일 오셨다가 일요일 점심에 가셨는데 마침 집근처에 바람쐬러 나가신다고 하더군요. 신랑은 새벽 6시부터 일어나 밥하고 이것저것 신경쓴 저한테 미안해 들어가 자라고 하는데 언제 들어 올지 모르는 분을 두고 잠이 옵니까. 밤에 3시간 밖에 못잔데다가 임신 초기라 한참 먹고 잘때인데 짜증도 납디다. 몸 힘든 며느리 짐되게 괜히 오셔서...
텔레비젼에서 전원일기를 하는데 금동이 처가 애기를 가져 고생하는 그런게 나왔습니다. 신랑이 옆에서 도와주는 것도 시댁에서 이것저것챙겨주는 것도. 전 그것을 신랑이 봐서 딴 집은 저런다 그러니 당신도 좀 알아라 뭐 이런속셈이었죠. 신랑은 컴한다고 정신이 없고 난 계속 나와서 좀 보라고 하고. 나와 서서 좀 보더니 "됐지"
참 기가 막혀서. 내가 뭐 구걸하는 것도 아니고. 순간 시댁에서 서러웠던것이 한순간에 스치면서 첨으로 결혼의 선택에 후회같은게 듭니다
그냥 둘이 있다 그런거면 뭐 그럴수도 있지였는데 1박 2일동안 아버님께 들은 큰 아들, 큰 며느리 자랑에 소외감을 느낀터라 더했죠.
일요일 낮 12시부터 계속 말 없이 지냅니다. 평소에는 신랑이 자상하고 집안일도 도와주고 참 잘했는데 아버님 때문에 튀지도 않는 불똥을 만들어 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침대에서 자는 척 하는 날보고 계속 있는 아양 다 떨며 위로하고 미안해 하는 신랑을 보면 나도 내가 이사람한테 일럴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지긋지긋 시댁과 연관돼 심술을 부립니다. 밤새 뒤척이다 출근했을 신랑 지금도 맘이 안편할텐데...
부부간의 쓸데없는 자존심.
살다보면 차츰 없어지겠죠. 그리고 여자는 임신을 하면 어떤 보상심리가 생겨 더 작은일에 집착하나 봅니다. 우리 시아버지 점심 외식해서 보내 드릴려고 괜찮은 고깃집에 모셔 갔는데 난 저런 것 싫다고 정말 무식하게 고집 부리시더군여. 난 국수나 짜장이 좋아. 면 먹으러 가자. 한번쯤은 배부른 며느리 생각해서 먼저 뭐 좋은것 먹어야지 하면서 사주는 척이라도 하면 어디가 탈날까. 그런다고 우리가 얻어 먹지도 않을텐데.
앞으로 시댁과 마추칠 일을 되도록 만들지 않을 것이며 또 없는 말까지 만들어 큰 집 자랑을 하신다면 바로 앞에서 정정해 드려야 다시는 거짓 자랑 안하시겠죠. 자식들 다 같은 자식 아닙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