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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와 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사주팔자......


BY 사주팔자 2001-12-06

사주팔자라는게 정말로 있는가 보다.
30후반에 서서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 보면
사주팔자, 운, 복......이런것들이 존재함을 실감나게 한다.
정말 되는 일이 너무나 없다.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는 인생...나를 두고 하는 말 같다.

우리동서와 나는 같은 대학 1년 선후배이다.
직업도 같았는데 동서는 직장을 그만두었다.
헬쓰하고 맛사지 받으러 다니고 쇼핑하고 친구들 만나고......

그런데 나는 맏며늘, 동서는 막내며늘

난 친정이 가난하여 서로 걸맞는 평범한 회사원 남편만나
지금껏 아둥바둥 힘들게 살고있다.
동서는 친정이 부자라는 이유로 사자(?) 시동생과 결혼해서 풍족하다.
난 시부모님을 모셔야 하고 동서는 친정어머니가 아이키우고 파출부가 살림을 한다.

비교를 하지 않으려해도 내 마음속에 자리잡은 자격지심 때문인지
잠시도 그 비교됨이 떠나지를 않고 나를 힘들게 한다.
동서와 나 서로 모르는 사이라면 차라리 좋으련만.....

시댁식구들은 우리동서를 공주님 모시듯 한다.
힘든일은 하지못하게 하신다.
동서의 고급 옷 버릴까봐 시어머니 항상 그냥 앉아 있으라 하신다.
메니큐어를 칠한 손으로 음식은 하지 못하게 하신다.
하루에 열두번 화장만 고친다.
온몸에 달려있는 보석이 눈부시고 진하고 세련된 화장이
삶에 지친 나의 화장기없는 얼굴과 비교된다.

그렇지만
동서가 부자이니 좋은 점도 있다.
작아진 옷이나 싫증난 옷은 가끔씩 형님인 나에게도 준다.
조카들 입지 않는 옷도 내 새끼에게 얻어입힌다.

동서네 아이들은 고액 과외활동도 한다.
두 아이밑으로 150만원이 들어간다고 한다.
150만원이면 우리집 생활비이다.
우리 아이들은 겨우 학원에 한군데씩 다닌다.
바이올린 배우고싶다고 조르는 딸아이 야단만 쳤다.

시동생이 타던 크레도스 싫증난다고 우리남편에게 주고
시동생은 에쿠스를 샀다.
동서의 차는 뉴 소나타이다.

10년넘은 엑셀타다가 중고차라도 조금 나은 것 받더니
우리남편 속없이 좋아한다.
나는 시내버스를 타고 출퇴근 한다.
택시도 아까워서 타지 못한다.

동서네 58평 아파트에 가면 너무나 어리어리하고 넓어서 좋다.
수입냉장고, 에어컨 벽걸이, 텔레비젼.....

우리집은 25평 전세아파트다.
동서네에서 얻어온 것들이 대부분이다.

행사때 우리집에 오면 비좁다고 한밤도 자고가지 않는다.
공주님처럼 우아하게 차려입고 와서 우아하게 대접받고 간다.

형님과 시부모가 사는 집이 가난하고 좁다고 걱정하지 않는다.
행사때 차남이라서 돈을 더 내는 것도 없다.
철저하게 자기가족 중심이고
시댁일은 형님네 몫이라고 당연하게 생각한다.

형님에게 큰소리치고 구질구질하게 산다고 가끔씩 빈정거린다.
장남으로서 권위도, 위엄도 서지 않는다.
시댁식구들 모두다 동서네에게 질질 맨다.

동서의 외모가 좋은 것도 아니고
나의 외모가 나쁜 것도 아니다.

다만 사주팔자가 좋아서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평생을 그렇게 사는 모양이다.

난 죽도록 열심히 일하고 착하게 살아왔다.
나는 하는 일 마다 운이 따라주질 않는다.
이제는 지쳤다.
나에게 주어진 운명에 순종하며
다음생에는 사람으로 태어나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서럽다.
여자팔자 뒤웅박팔자
사주팔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