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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술을 마십니다.


BY white492 2001-12-19

술을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소주를 매일 밤 반병씩 (아니 이제는 1병으로 늘었어요) 마시는 사람 이야기 아세요?
나도 지금 제 모습이 남의 이야기 같습니다.
결혼한지 8년
어렵게 딸하나를 얻어 4살이 되었어요
아이 아빠라는 사람은 언제부턴가 사회생활하려면 어쩔수 없다며 귀가시간이 늦어지기 시작하더니 아이가 태어난후 백일무렵부터 외박하기를 시작했습니다.
외박의 이유도 다양했지요
제일많은건 음주운전을 할수없어 차안에서 잤다고 하더군요
이런 뻔한 거짓말에 싸우다 지쳐 포기가 될즈음 동네 이웃아줌마들과 모닝커피를 마시다 전화 한통을 받았습니다.
미처 자리를 피할틈도 없이 성능좋은 핸드폰을 통해 다들리게끔 어떤 여자가 악을 쓰더군요
당신남편 애인의 친구라는....
그 뜻을 이해하고 황급히 전화기를 손으로 막았지만 다 듣고 말았어요.
그 순간의 모멸감은 내남편의 외도사실보다 더 끔찍했어요.
남편보다 5살이나 많고 고등학교 다니는 딸도 있다는 여자는 저에게 수도 없이 전화해서 혼인빙자 간음으로 처넣고 싶지만 내가 불쌍해서 봐준다며 말도 안되는 소릴 지껄이더군요
나랑 자는게 재미없어서 자기를 만났다는둥 불임의 원인은 내가 아닌데 그여자는 내가 애 못낳는 여자인줄알고 있었어요
이혼을 하고싶었지만 친정부모님이 반대하는 결혼을 한 저로서는 쉽지 않았습니다.
시부모에게 이사실을 알리고 도와달라고 했더니 일이바빠 못온다고 하시며 나중에는 속썩이지말고 조용히 살라고 저에게 그러더군요
울며 매달리는 남편과 이제 갓돌이 지난 딸아이가 저를 주저앉혔어요
아니 이혼녀가 될 자신이 없었던게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시간이 흘러 어찌어찌 참고 살아왔지만 제가슴속에는 복수심만 커져 갑니다.
저희 친정부모님은 별일없이 잘살고 있는줄 알고 계시고 저는 이사실을 가까운 친구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사람을 대하는게 자신감이 없고 인생의 패배자라는 생각때문에 괴로워요
저희 남편은 직장이 멀다는 이유로 또 외박이 잦아지고 있습니다.
음주운전으로 벌금을 백만원이나 내게 하고도 미안하다 소리한번 못들었고 더큰사고 안난걸 다행으로 알라고 큰소리치는 뻔뻔함에 정말 치가 떨립니다.
어제는 12시가 넘도록 안들어오길래 당연히 안들어오려니 생각하고 잠금장치를 잠근채 소주 1병을 마시고 잠이 들었습니다.
술이 약한 저는 거의 필름이 끊겨서 잠이 들기 때문에 벨소리를 듣지 못했어요
아침 8시에 벨소리에 문을 열고 보니 새벽1시에 들어왔는데 문을 열지못해 차에서 잤다면서 불같이 화를 내며 미쳤냐고 술을 얼마나 처먹었길래 어쩌구저쩌구 .....
정말 이기적인 사람입니다.
내가 누구때문에 왜 술없이는 잠을 못자는 지 알면서 자기가 차에서 잠잔것만 화를 냅니다
그렇게 많이 차에서 잤다는사람이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차라리 이혼하자고 제발 놔달라고 하지만 이혼은 못하겠대요
가슴에 돌멩이가 하나 얹어있는것 같아요
우연히 비디오 카메라에 제가 찍힌걸 보고 놀랬습니다.
여름휴가가서 찍은건데 얼굴이 얼마나 어두워 보이는지 다른사람 같았어요
내 생활은 이렇게 지옥인데 이와중에 누구한테 예쁘게 보일려구 끝도 없는 옷타령이 시작됩니다.
안사주면 또 병적으로 옷사는것 싫어한다며 분을 참지못해 온갖짜증을 다내구요
나는 언제부턴가 홀로설 준비를 하고 있어요
남편몰래 제통장을 만들어 적금을 들고 있고 공과금과 전세명의를 제앞으로 돌리고 마음속으로 조금만 내 인내력이 참아주길 바라며 삽니다.
이제 직업도 구했고 예전보다는 이혼에 대한 두려움이 적어요
나는 애 아빠가 설령 사고로 죽는다해도 영안실엔 안갈것같습니다.
만에 하나 아프다 해도 나는 옆에 안 있을 겁니다
남편이 무능력한 실업자가 된다면 나는 그때 떠나겠습니다.
아무에게도 말할수 없었던 내 아픔을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조금은 후련하네요